『리지웨이의 한국전쟁』 리지웨이 “국가이익과 군사적 능력 고려해 목표 제한하는 제한전 깨달아야” [김용출의 한권의책]
“자네 스스로 판단을 내리길 바라네. 나는 자네를 적극 지원할 것이고 완전히 신뢰하네.”(138쪽)

리지웨이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뛰어든 1950년 12월26일은 중국 지원군의 대규모 참전으로 국군과 유엔군 후퇴를 거듭하던 시기였다. 한국군은 보슬비가 내리던 1950년 6월25일 새벽 강력한 포격과 함께 소련제 T-34 전차를 앞세우고 내려온 북한군에 밀려서 낙동강까지 쫓겼다가, 9월15일 유엔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뒤, 한동안 북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중국 지원군이 참전하면서 국군과 유엔군은 후퇴를 거듭했고, 급기야 1951년 1월4일 서울을 다시 내줘야 했다. 이때 미군과 국군, 유엔군 모두 사기가 뚝 떨어져 있었다.

“단순히 한국의 도시나 마을 이곳저곳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영토의 문제는 부수적인 사안입니다⋯ 이것은 명예롭고 독립적인 국가에 사는 우리 자신의 자유와 생존을 위한 싸움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치른 희생과 앞으로도 치러야 할 희생은 다른 사람을 위한 자선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을 직접 지키기 위한 행동입니다. 결국 이곳 한국에서 발생한 문제의 본질은 공산주의와 자유주의 중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이냐, 우리가 이곳에서 보았던 겁에 질린 사람들의 대탈출을 중단시켜야 할 것인가 아니면 먼 미래 언젠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절망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들이 우리가 이곳에서 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145쪽)
리지웨이는 적들에 비해서 아군의 수적인 열세를 미군의 강점인 화력의 우세로 극복하기 위해서 아군 부대간 긴밀한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하여 1951년 1월25일, 미군과 유엔군, 국군은 신중한 반격을 시작했다. 2월 원주 북서쪽에 위치한 지평리 지역에서 중공군 5개 사단의 공세를 격파하면서 승기를 잡았고, 3월14일 서울을 다시 회복한 뒤 진격을 이어갔다.

“진짜 근원적인 문제는 한국전쟁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트루먼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 간의 극심한 견해 차이도 아니었고 개성이 강한 두 사람의 성격 차이도 아니었다. 마셜 장군이 상원 위원회의 증언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그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은 그저 대통령이 가장 분명한 용어로 반복적으로 전달한 정책에 대해 한 명의 지역 전구 사령관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198쪽)

저자는 한국전쟁 발발부터 정전 협정까지 전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 애치슨 선언의 전말, 첫 전투를 벌이며 본진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 스미스특임부대, 맥아더의 천재적인 지략이 빛난 인천상륙작전, 북진하며 전력을 분산한 맥아더의 뼈아픈 패착, 맥아더와 그 부하였던 워커 장군의 불화, 전선을 공포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중공군의 나팔 소리, 교착상태에 빠진 전선과 치열한 고지전, 정전협정이 이뤄진 1953년 7월 판문점의 모습⋯.

한국전쟁의 주요 작전이나 전투뿐만이 아니라 한국전쟁의 주요 변곡점, 미국과 미군의 내부 움직임 등 한국전쟁 전반을 거시적 측면에서 조망하게 해준다. 한국전쟁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원제는 The Korean War.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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