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효과봤는데…10㎏씩 쭉쭉 빠지는 그 약, '갑상선암' 걸린다?
유럽의약품청 "다음 달 26일까지 자료 제출해라" 제약사에 요구
쥐 실험에서 악성 갑상선 종양 발견… 제약사 "사람에겐 알 수 없어"
당뇨와 비만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 갑상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에서 제기됐다. 일론 머스크와 카다시안 자매가 사용해 살을 뺐다고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이 문제의 주인공이다. 해당 약물은 동물실험에서 쥐에게 갑상선암을 유발했다. 제약사는 시판 후 대규모 인체 사용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The European Medicines Agency·EMA)은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에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고 제약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제2형 당뇨 환자 치료에서 해당 약물을 사용하면 갑상선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성분 등 GLP-1 계열 약물 전반이 문제로 지목됐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련됐다. 이들은 다음 달 26일까지 EMA에 갑상선암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GLP-1 호르몬은 췌장에 직접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린다. 이렇게 늘어난 인슐린이 혈당을 떨어뜨린다. 또한 GLP-1 호르몬은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만들어 오랜 시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런 원리로 GLP-1 수용체 작용제 약물은 비만과 당뇨에 사용됐다.
이 약물의 대표적인 제품은 '위고비'(Wegovy)와 '오젬픽'(Ozempic)이다. 둘 다 세마글루타이드라는 같은 성분의 약이지만 오젬픽은 당뇨, 위고비는 비만 치료에 사용된다. 1주일에 1번 주사만으로 체중이 1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세계적 인플루언서 카다시안 자매가 위고비와 오젬픽을 사용해 살을 뺐다고 밝히면서 유명해졌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대규모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의 갑상선암 유발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그동안 학계는 임상 연구를 토대로 이런 내용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번에는 EMA라는 규제기관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갑상선암 부작용은 약물 정보를 제공하는 라벨(label)에 이미 명시돼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Rybelsus) 라벨에 "암을 포함한 갑상선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부작용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목이 붓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갑상선암일 수도 있으니 의료기관을 방문하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경고 문구는 국내에도 찾아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 치료제 빅토자(Victoza)의 '사용상 주의사항'에서 "특히 기존의 갑상선 질환 환자에게서 갑상선 관련 이상사례가 보고됐으므로, 이 약은 이러한 환자에게서 신중히 투여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GLP-1 계열 약물의 갑상선암 유발 부작용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가령 빅토자의 전임상 시험에서 1일 0.75㎎/㎏ 용량의 리라글루타이드를 쥐에게 투여하자 수컷의 14%, 암컷의 6%에게서 악성 갑상선 C세포암종이 발생했다.
그러나 사람에게서도 갑상선암이 유발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FDA나 국내 식약처 등 규제기관도 약물 부작용 설명서에서 이 점을 명확히 한다. 노보노디스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 약물은 제2형 당뇨 환자 치료에서 15년 이상 사용됐다"며 "대규모 임상 시험과 시판 후 검사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갑상선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보노디스크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약물 사용과 관련한 모든 부작용의 보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GLP-1 계열 약물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도 "관련 부작용 위험을 알고 있으며 규제기관과 함께 GLP-1 약물 및 갑상선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두 건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30년 비만 치료제 시장이 540억달러(약 7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작용 논란에도 제약사가 비만 치료제 개발이라는 '골드러시'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비만 치료제 임상시험은 가장 최근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3일 자사의 GLP-1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참가자의 체중을 각각 12.6%, 19%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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