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연기 그만 둘까' 고민했는데"…1980명 뚫은 강태주, '귀공자'로 얻은 자신감 (종합)

안소윤 2023. 6. 2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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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강태주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박훈정 감독의 선택을 받은 그는 영화 '마녀' 시리즈의 김다미, 신시아에 이은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을 받게 됐다.

21일 개봉한 영화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세계', '낙원의 밤', '마녀' 시리즈의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9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작품에 합류한 강태주는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다. 한참 연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져있었고, 같이 연기하는 동료들이 30대 초 나이대가 되면서 연기를 그만두고 자기 일을 찾아가는 걸 보고 고민이 많이 됐다. 제가 '귀공자'에 캐스팅 됐을 때가 27살 막바지였는데, 슬슬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할 시기였다. '작품에 들어가게 되면 그만둬야지'하고 하루하루 묵묵히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좋은 결과를 이루게 돼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 제공=NEW

강태주는 귀공자에서 하루아침에 모두의 타깃이 된 복싱 선수 마르코를 연기했다. 먼저 오디션 과정을 떠올린 그는 "일단 대본도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다"며 "감독님이 바스트와 풀샷을 요구하셔서 전체적으로 몸을 어떻게 쓰는지 보고 싶으신가 보다 했다. 처음에 감독님이 보여주셨던 대본은 누아르 장르의 남성성이 강한 캐릭터였는데, 점점 올라갈수록 가정환경이 불우한 소년의 감정 신을 넣어주시더라. 마르코가 거친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슬픈 내면을 가진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미팅 때 감독님이 '영어를 잘하냐'고 물어보셔서, 바로 잘한다고 말씀드렸다. 평소에 영어로 된 드라마를 보는 걸 좋아해서 관심 있게 본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그럼 잘할 수 있겠다'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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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복싱 선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강도 높은 훈련과 식단 관리를 병행하기도 했다. 강태주는 "평소에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밀가루도 끊었다"며 "일부러 오징어, 낫또, 닭가슴살을 질리지 않게 번갈아 가면서 먹었다. 65㎏에서 61㎏까지 감량했는데, 날렵한 복서의 몸을 만드는 게 참 힘든 작업이었다. 웨이트 근육을 빼고 복싱 근육을 만들어야 해서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매일 러닝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귀공자'를 통해 배우 김선호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강태주는 "형이 촬영 현장에서 잘 챙겨주시고 항상 편하게 대해주셨다"며 "제주도 로케이션 촬영을 할 때 같이 밥 먹으면서 친해졌다. 서로 편해지는 게 단시간에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지금도 무대인사를 다니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주신다. 아무리 형의 재치와 센스, 리더십을 닮고 싶어도 제 순발력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또한 강태주는 '배우'라는 목표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연기를 배운 지 한 4~5년 정도 됐을 때 성취감을 얻게 됐다. 제가 여태까지 상을 타거나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던 성취감과는 차원이 다르더라. 연기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 한 분이 계시는데, 배우로서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 선생님이 연기를 가르쳐주시면서 저를 많이 혼내셨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이후로 '더 이상 돌아갈 길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기를 더 진중한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화 '귀공자'를 통해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 그는 "무술이나 와이어 신, 액션 신 등을 촬영하면서 '이제 모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배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직업군을 연기해 볼 텐데, '귀공자'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자양분이 됐다. 많은 관객들이 보셨을 때 연기를 잘하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쁘지 않다'라는 평가 정도만 들어도 성공인 것 같다"고 더 높은 비상을 꿈꿨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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