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금지' 칼 빼든 홍명보, "베스트11 없다"…정면 돌파로 '고통의 시간' 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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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는 한다.
잘 나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다.
그러나 모두가 수긍할 때까지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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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은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절대 1강' 울산 현대에는 뼈아픈 실책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다. 이들에게 특히 그랬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이들을 감쌌다. 그러나 울산의 수장인 홍명보 감독은 연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는 각각 1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제재금 1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인종차별적 언급을 하지 않은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수긍할 때까지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여야 한다. 징계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시선이다.
울산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울산은 2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를 치렀다.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는 이날 경기에서 지워졌다. 정승현도 구단 자체 징계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베스트11의 4명이 한꺼번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였다.
홍 감독의 선택지는 없었다. 정면 돌파 뿐이었다. 일단 선수들의 SNS를 전면 금지시키기로 했다. 선수들도 동의했다. 한 번은 '실수'여도, 두 번은 '죄'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었다. 기나긴 2주간의 A매치 브레이크였다. 그래도 그라운드에선 흔들리지 않았다. 김영권이 부상에서 돌아와 정승현의 공백을 메웠다. 이명재의 자리에는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해 섰고, 김태환이 오른쪽 풀백에 복귀했다. 박용우와 이규성이 호흡하는 중원에는 보야니치와 김민혁이 짝을 이뤘다.
울산은 울산이었다. 김태환이 경기 시작 2분 만에 벼락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0분에는 대구의 주포 에드가가 VAR(비디오판독) 끝에 거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울산은 수적 우세에서 바코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대구를 3대1로 제압했다. 바코는 주민규와 함께 10호골을 기록, 득점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대구는 버티고 버틴 끝에 후반 42분 바셀루스가 만회골을 터트리며 선전했지만 패전은 막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1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두 차례의 6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울산의 독주체제는 더 공고해졌다. 3연승으로 연승 모드를 재가동하며 15승2무2패, 승점 47점을 기록했다. 울산이 승점 50점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 2위 그룹의 승점은 여전히 30점대 초반이다. 이대로가면 스플릿으로 나뉘기 전 조기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울산은 웃을 수 없었다. 선수단을 향한 홍 감독의 메시지도 강렬했다. "우리는 '이 선수가 주전'이라는 개념을 두지 않는다. 좋은 경기력과 태도를 가진 선수를 선발로 내보낸다. 나는 늘 '베스트11'이 아니라 '선발 출전'이라고 말한다. 대구전을 통해 다시 한번 경험했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엔 이날 2만7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홈팬들도 만감이 교차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애정은 거둬들이지 않았다. K리그에서 벌어진 초유의 'SNS 인종차별 논란'은 모든 선수들에게 거울이 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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