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_비욘더게임] 윤정환 감독이 일주일 동안 강원에 뿌린 씨앗 '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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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사도 사장이 바뀌거나 팀장이 바뀌면 직원의 눈빛이 달라진다.
K리그1 강원FC는 지난 15일 윤정환 감독을 선임을 발표했다.
강원의 이런 색깔은 윤정환 감독의 부임 기자회견 때부터 예고되었다.
윤정환 감독도 경기 후 "버티는 힘이 더 있어야 한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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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일반 회사도 사장이 바뀌거나 팀장이 바뀌면 직원의 눈빛이 달라진다. 자신의 능력을 새로 온 상사에게 입증하고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마인드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자 노력한다. 선장이 바뀌면 배 위의 모든 사람들은 새 마음으로 항해를 시작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축구 팀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 선수들은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감독이 교체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성적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감독 교체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K리그1 강원FC는 지난 15일 윤정환 감독을 선임을 발표했다. 그리고 일주일 남짓의 준비 기간을 거쳐 ‘윤정환호’ 첫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수원FC였고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결과만 보면 완벽한 감독 교체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내용을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적극성이 나타났다.
강원은 수원FC를 맞아 전반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볼을 잡은 선수들의 시선은 최대한 전방을 향했고 패스도 어떻게든 전진 패스를 보내고자 했다. 특히 적극적인 슈팅과 크로스는 이전 18경기와 이날의 경기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수치 상으로도 확연히 나타났다. 강원은 개막전부터 18라운드까지 치르는 동안 157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리그 최하위 기록이고, 경기 당 평균 슈팅 숫자도 8.72개로 꼴찌였다. 물론 18경기 득점이 11득점으로 최소 득점 팀이었음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크로스도 마찬가지였다. 18경기 동안 단 71개의 크로스를 시도했고 경기 당 3.94개에 그쳤다. 모두 리그 10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90분 동안 무려 16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6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다. 슈팅 숫자는 이전 18경기 평균의 약 2배였고, 유효슈팅은 3배에 가까웠다. 경기당 4개가 채 되지 않던 크로스는 6개나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26분 이정협이 터트린 헤더 선제골도 1차 크로스가 수비에 막히자 이를 잡은 한국영이 지체없이 재차 크로스를 시도해 만들어냈다.
강원의 이런 색깔은 윤정환 감독의 부임 기자회견 때부터 예고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물러설 생각은 없다. 내려서기보다 압박할 때는 다같이 해야 한다”라며 적극적인 축구에 대한 욕심을 냈다. 또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공격할 땐 공격해서 득점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보완할 점도 명확히 드러났다. 적극성 있는 축구를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아쉬웠다. 다시 말해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이 크게 달랐다. 물론 수원FC가 김현 투입으로 트윈 타워를 구축하며 이승우를 측면으로 돌리자, 전반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던 강원 윙백들의 움직임 범위가 수비 진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파이브 백으로 내려서는 형국이 되었고, 이는 상대 공격에 대응하는 전술적인 목적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했다. 윤정환 감독도 경기 후 “버티는 힘이 더 있어야 한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명과 암은 공존했지만 그래도 밝은 부분이 더 많은 경기였다. 드라마틱한 감독 교체 효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확실한 변화는 감지되었다. 이정협의 골과 함께 원정 팬들이 신나서 불렀던 ‘강원도 아리랑’이 이번 주중 포항과 주말 인천에서도 울려 퍼질지 궁금하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경기 이상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글 = 김형중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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