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불매 선언 "로아ON, 로아OFF 됐다"

문원빈 기자 2023. 6. 2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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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RPG 아니다” 로스트아크 대표 공격대 특단의 조치
- 노돌리, 명예훈장, 한동숙, 괴물쥐, 삼식, 포셔, 다주 [출처: 다주 유튜브]

"로스트아크 운영진은 긴급 방송으로 솔직한 소통을 진행하고 로스트아크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길 바란다"

한동숙, 삼식, 다주, 이초홍, 명예훈장, 괴물쥐, 노돌리, 포셔로 구성된 '로스트아크' 대표 스트리머 공격대 '산악회'가 로아온 후인 25일 운영에 불만을 제기한 후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대다수 인플루언서들과 유저들도 산악회 결정에 공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2023년 여름 업데이트 내용을 팬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쇼케이스 2023 로아온 썸머를 24일 진행했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2023 로아온 썸머의 분위기는 처참했다. 일각에서는 로아온(ON)이 아닌 로아오프(OFF)라고 부를 정도다.

유저들의 불만 이유는 다양하다. 산악회가 지적한 가장 큰 문제점은 어둠군단장 카멘 레이드 출시일을 비롯해 기존 유저들이 즐길 만한 신규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로아온에서 소개한 수직형 신규 콘텐츠는 엄밀히 말하면 카멘 레이드 밖에 없다.

최초 공개된 지 2년 만에 출시되는 카멘 레이드도 석 달 후인 9월에나 나온다. 정확한 출시일과 레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3차 각성, 카제로스 레이드 등 지난 로아온에서 공개했던 콘텐츠는 언급조차 없었다. 산악회 입장에선 최강 스펙을 올려놓고 9월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할 처지다.

- 2023 로아ON 썸머 후기 [출처: 포피셜]

삼식은 "진지하게 대타를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입대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라 카멘 레이드를 함께 공략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명예훈장은 "너무 늦게 나온다. 여름에 나온다고 해놓고 9월은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 지난 번과 똑같은 내용으로 똑같이 발표했다"라고 공감했다.

한동숙 또한 "카멘 잡고 (로스트아크를) 그만 하자"는 의견을 냈다. 괴물쥐는 "9월까지 쉬고 카멘 때 다시 모이자"고 중재안을 꺼냈다. 그가 "3차 각성이라도 나왔으면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하자 삼식도 "소울이터와 카멘은 당연히 나올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한동숙은 "슈퍼 모코코 익스프레스, 계승, 성장 개선과 같은 성장 지원 콘텐츠 내용은 수십 분이고 가장 기대했던 카멘은 겨우 5분이다. 선발대를 비롯한 기존 유저들은 짐싸라는 의도로 보인다. 신규 유저로 다시 채우겠다는 것이 아닌가. 더 이상 로스트아크는 내가 생각했던 RPG가 아니다. 과거에는 레이드, 군단장, 가디언 등 이런 것을 공략하려고 성장하고 기대감도 충만했다. 지금은 어떤가. 모코코, 물놀이 아기자기한 것들만 쏟아진다. 군단장, 카제로스에게 위협 받는 아크라시아 세계관이 정말 평화로워서 지킬 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며 로스트아크 운영 방향을 지적했다. 괴물쥐는 "뉴비 배려는 좋은데 이건 노인 학대다"고 공감했다.

- 에스더 무기 8강 제작을 위해 로아ON 진행 전 2100만 골드를 준비했던 명예훈장 [출처: 동수칸TV] 

에스더 무기 7~8강을 준비한 명예훈장은 억울한 심정도 표출했다. 그는 "8강 만드려고 2100만 골드를 준비했다. 고점 매수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후회했다. 그러던 중 다른 게임으로의 전환 주장이 나왔다. 로스트아크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포셔도 이번에는 다른 게임에 관심을 보였다. 다주도 둥지가 사라졌다고 분노했다.

한동숙은 "이대로 넘어가면 안 되는 상황이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운영진들 긴급 방송을 켜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괴물쥐는 "불매 운동하자"고 말했다. 이대로 계속 로스트아크를 즐기면 아무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들은 산악회 스케줄 때 로스트아크 대신 다른 게임을 하자고 결정했다.

2부 Q&A는 이들의 분노를 더욱더 불태웠다. 개발진들의 답변이 유저들의 니즈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멘 일정과 레벨 정보다. 로아온 MC를 맡은 정소림 게임 캐스터는 확실한 카멘 일정과 레벨 정보를 물었다. 전재학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수석 팀장 답변은 다음과 같다.

■ 전재학 수석팀장 카멘 관련 답변



저도 사실 세팅 보고 일리아칸 때도 그렇고 말씀 많이 주시는 걸 알고 있다. 월 단위로 묶기 시작한 이유는 초반 군단장 만들 때 실제로 날짜까지 명시했다가 연기되고 사과 공지를 드린 적이 있다. 개발을 하다 보면 여러 변수가 발생한다. 그러면 정확하게 명시한 날짜가 크게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월 단위로 공개하고 있다. 유저들이 말씀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다 보니까 특히 일리아칸 때 그랬는데 저희가 날짜를 너무 늦게 공지했다. 유저 입장에선 성장도 해야 하고 계획도 세워야 하고 준비도 해야 하는데 정확한 날짜가 없다 보니까 힘들어 했다. 이 모습을 보며 유저들의 의견에 공감했다. 카멘의 경우 리샤의 편지, 특별 방송으로 조금 더 빠른 시기에 입장 레벨, 출시일을 먼저 말씀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분명 카멘 일정과 레벨 정보를 물었다. 상식적으로 왜 9월에 출시하게 됐는지, 레벨 정보를 왜 공개할 수 없는지에 대해 답변하고 일정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로스트아크 대표 인플루언서 '죠니니'도 전 팀장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슈퍼 모코코 익스프레스랑 소울이터로 신규 캐릭터 육성하게 만들어 매출을 챙긴 후 적절한 시기에 카멘 입장 레벨을 공개해서 메인 캐릭터 레벨과 세팅으로 다시 매출을 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3차 각성도 마찬가지다.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본부장이 2021 로아온 윈터에서 발표한 3차 각성 코멘트와 전 팀장의 2023 로아온 썸머 Q&A에서 답변한 3차 각성 코멘트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 3차 각성 관련 금강선 본부장, 전재학 수석팀장 답변



금강선: 3차 각성에서 중요한 것은 신규 스킬과 궁극기 추가다. 아래 설명된 트라이포드 개선과 노후된 스킬 이펙트는 올해 일정을 당겨서 많이 해둘 것이다. 3차 각성이 나오기 전에 해둘 거니까 3차 각성은 신규 스킬과 궁극기가 메인이라 볼 수 있다.



1~2종 정도 생각하고 있다. 궁극기를 미리 설명하자면 세 번째 각성기는 아니다. 현재 사용하는 2종의 각성기에서 한 개를 추가해 선택하는 개념이 아니다. 기획을 해보니까 세 번째 각성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밸런스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로 판단된다. 그래서 별도의 슬롯을 추가할 것이다.



상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클래스마다 형평성 있게 주어진 조건이 충족됐을 때 1번만 사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필살기다. 이펙트, 애니메이션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 신규 클래스도 대응해야 한다. 이를 한 번에 추가할 것이다. 나눠서 추가하는 것도 생각했는데 좋은 방향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전재학: 최근 3차 각성과 관련된 질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오늘 업데이트 발표의 경우 여름 시즌에 업데이트 될 내용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포함되지 않았다.



3차 각성을 단순히 궁극기 스킬만 추가하고 끝내지 않을 것이다. 파밍을 통해 추가로 성장 가능한 부분도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스킬의 형태가 바뀐다거나 특성이 바뀌는 것도 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3차 각성을 통해 많이 기대하는 부분이 각 클래스의 전투 플레이 방식, 메커니즘이 바뀌는 거로 생각된다. 이 부분도 같이 포함된다.



3차 각성의 경우 모든 클래스를 한 번에 제공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워낙 대작업이라 개발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로 인해 추가로 수정된 부분이 내포되어 있다. 계획보다 늦어진 것도 사실이다. 다음에 3차 각성 관련 발표가 생긴다고 하면 그때는 구체적인 내용과 모습으로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2 로아온 윈터에서 로스트아크 3차 각성 컷신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유저들 사이에선 일부 스킬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로스트아크와 어울리지 않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3차 각성이 처음 발표된 지 2년이 넘어선 시점이었다.

3년 전 금 본부장과 현재 전 팀장의 답변을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3차 각성이 현재 얼마나 개발됐는지, 유저들의 피드백은 반영되고 있는지 등 추가적인 내용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유저들이 답답하다고 호소할 수밖에 없는 답변이다.

산악회는 "3차 각성이 과연 겨울에 언급될까. 안 될 것 같다. 업데이트 템포를 올려야 할 시기다. 신규 클래스가 빠르게 출시되는 것도 아니고 3차 각성도 없고 카멘도 9월이면 카제로스는 내년 여름 출시도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팬들도 "보통 거의 다 완성시키고 일정 확정 지은 후 그 사이에는 마무리 작업을 하지 않나. 아직도 일정을 말하지 못 하는 거면 어떤 상태인지 불안하다"며 신규 콘텐츠 출시일을 걱정했다.

- 로스트아크 산악회 로아ON 이후 대응 [출처: 동수칸TV]

한동숙은 "과거에는 신규 유저들이 유입되면 적절한 시기라고 어필했다. 이제는 절대 못 한다.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싶지 않다. 유입되면 카멘 입장 레벨까지 올릴 테니까 현금을 엄청 투자할 것이다. 그렇게 성장해도 남는 것이 없다. 결국 1년 동안 카멘만 잡아야 한다. 정말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발대 기준 RPG를 천천히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쉬었다 하면 재미와 몰입감이 감소한다. 그런 이유를 떠나서 로스트아크는 숙제를 꾸준히 안 하면 신규 콘텐츠 진입을 위해 돈을 엄청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스트아크 플레이 의욕을 상실한 산악회는 "우리는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 권익을 찾길 원한다. 이런 식으로 지금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로스트아크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당분간 종합 게임으로 일정 채우자"고 마무리했다.

- 소통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죠니니 [출처: 죠니니 방송]

로아온 문제점 지적은 비단 산악회만의 주장이 아니다.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방송 채팅을 봐도 로아온 관련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로아온 내용 자체에 만족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발표 방식에 대해선 대부분 부정적이다.

그동안 로스트아크가 보여준 '낭만' 소통을 전혀 볼 수 없다는 의견이다. 마치 대학 과제 발표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로아온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시키겠다면 유저들을 몰입시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조타수 즉, 총괄 디렉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죠니니는 "금강선 디렉터도 처음부터 우리와 친구가 아니었다. 시즌1부터 쌓아온 호감도가 지금의 관계를 만들었다. 수석팀장들은 금강선 디렉터가 아니다. 그의 후임일 뿐이다. 그의 후임은 우리와 친한 관계가 아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소통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죠니니의 말대로 유저들이 원하는 건 로스트아크를 함께 발전시키는 동반자로서 친구처럼 솔직한 소통이다. 2023 로아온 썸머 2부로 1시간 동안 진행된 Q&A에서는 유저들의 애타는 마음을 시원하게 해소한 답변은 찾기 힘들었다.

로아온이 끝나자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현재 로스트아크 개발진들이 7월 20일 중국판 서비스 준비로 한국판 업데이트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밝힌 게시물이 화제다.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로아온 이후 불타오르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선 스마일게이트 측의 진솔한 소통이 시급한 상황이다.

- 모코코도 좋지만 로스트아크 본질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시기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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