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학' 성공적, 3억 잘 썼네…3개월 기다린 마운드 개편 '진행시켜'

김민경 기자 2023. 6. 2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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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성장한 게 보였다."

두산 베어스 대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29)이 복귀전부터 호평을 들었다. 브랜든은 지난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경기를 2-4로 내주는 바람에 패전을 떠안긴 했으나 장기적으로는 두산 선발진에 희망을 안기는 투구 내용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오는 등 전반적인 컨디션도 좋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충분히 본인 임무를 해줘서 좋았다. 복귀전인데도 6이닝 2실점을 했으니까. 투구 결과를 떠나서 스피드나 변화구 직구 비율, 제구력 등 내가 볼 때는 충분히 본인이 할 수 있는 피칭을 했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브랜든과 호흡을 맞춘 안방마님 양의지(36)는 "첫 등판이라 긴장했을 텐데도 공이 좋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직구에도 힘이 있었고, 다양한 변화구 역시 모두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구종으로 느껴졌다"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브랜든은 지난해 이미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끝내 어깨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떠난 아리엘 미란다(34)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11경기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이때도 안정적인 제구력이 장점이었는데, 두산으로 오기 전까지 미국에서 불펜으로만 뛰다 오는 바람에 이닝 소화 능력은 다소 떨어졌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원투펀치를 새로 구상하면서 마지막까지 브랜든과 재계약을 고심하다 결국 라울 알칸타라(31)-딜런 파일(26) 조합을 선택했다.

브랜든은 올 시즌 두산 합류 전까지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에서 뛰면서 때를 기다렸다. 대만에서 꾸준히 아시아 야구를 경험하면서 선발투수로 이닝 소화 능력을 함께 갖춰 나갔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무기로 각이 큰 슬라이더까지 장착하면서 좌타자와 더 까다롭게 싸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딜런의 부상과 부진으로 동행이 어려워지자 곧장 브랜든과 접촉해 총액 28만 달러(약 3억원) 계약을 안겼다. 한국에서 다시 뛰기 위한 브랜든의 노력이 느껴졌기에 주저하지 않고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브랜든을 모두 지켜본 권명철 투수코치의 눈에는 성장 정도가 더더욱 또렷하게 보였다. 권 코치는 "구속도 잘 나왔고 두 종류의 슬라이더 모두 괜찮았다. 컷패스트볼처럼 빠른 슬라이더와 각도 큰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면서 좌타자를 상대하기에 유리해졌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체인지업이 조금 불안했지만, 첫 등판이었으니까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당초 예정 투구 수도 90~100개였다. 100% 컨디션이 아니었는데도 전체적으로 좋았던 복귀전이었다"며 엄지를 들었다.

브랜든은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등판하게 돼 매우 좋았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내 공을 던질 수 있어 만족했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 스트라이크가 많았던 점은 만족했다. 그러나 선두타자에게 볼넷(4회 김휘집)을 내줬던 점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며 다음에는 더 완벽한 투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 일단 5선발로 생존한 장원준 ⓒ 연합뉴스
▲ 불펜으로 이동하는 최승용 ⓒ 곽혜미 기자

브랜든이 합류하면서 두산은 개막 3개월여 만에 드디어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게 됐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브랜든-곽빈(24)-최원준(29)까지 4명은 앞으로 고정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5선발 한 자리가 남은 가운데 그동안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던 장원준(38), 최승용(22), 김동주(21) 등의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당장은 장원준이 5선발로 남고, 최승용은 이번 주부터 불펜으로 완전히 전환한다.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머문 김동주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몸에 이상이 없으면 다음 주부터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선발 4명은 확정이다. 선발이 없어서 계속 돌려막고 바뀌다 보니까 선수들도 당연히 헷갈릴 수 있다. 선발투수가 확실히 짜여 있어야 우리 팀 선수들도 방황하지 않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최승용은 다음주부터 불펜에서 대기한다. 당분간 선발 등판은 없을 것 같다. 우리 불펜진이 (이)영하가 피로도가 쌓였고, 여름이 오면 분명 불펜 소모가 많아 변수가 생긴다. 최승용이 뒤에서 불펜진에 힘을 실을 것이다. 장원준은 수요일(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나간다"고 밝혔다.

최근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9.00까지 치솟은 이영하는 당분간 필승조에서 제외된다. 학교폭력 관련 재판으로 생긴 공백기가 이영하의 경기력에 미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 감독은 "(이영하는) 지난해 9월 이후 (오랜만에) 등판하면서 타이트한 상황에 본인이 스스로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는 것 같다. 구위는 문제가 없어서 1군에서 계속 던진다. 지금보다 편한 상황에서 던지면 구위가 좋아질 것 같다. 선발투수는 아니고, 조금 편한 상황에서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장기간 2선발 공백 속에서도 32승34패1무 승률 0.485 5위로 버텼다. 브랜든이 합류하면서 선발과 불펜 모두 조금씩 숨통이 트인 상황. 두산은 다시 한번 탄력을 받고 상위권 싸움에 뛰어들 수 있을까.

▲ 필승조에서 밀려나는 이영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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