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여름에 가고 싶다. 구단이 약속대로 해주면 좋겠다" 강원 양현준이 털어놓은 '셀틱행 의지'

이원만 2023. 6. 26.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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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어요. (구단이) 약속했던 대로 보내주면 좋겠어요."

이어 양현준은 구단이 셀틱과의 협상에서 여름이 아닌 겨울 이적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 분위기로 가는 상황에 관해 "나는 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다. 유럽행을 위해 지난해 미국(미네소타)에서 제안이 왔을 때도 구단의 뜻에 따라 남았다. 그때 구단이 유럽에서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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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현준(왼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개를 떨군 강원 양현준(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어요. (구단이) 약속했던 대로 보내주면 좋겠어요."

선수의 마음은 한결같다. 보다 큰 무대에서 뛰면서 자신의 가치와 커리어를 끌어올리고 싶은 게 당연하다. 지난해 강원FC의 '초신성스타'로 등장한 양현준(21)의 마음도 그렇다. 유럽 무대 진출이 일생일대의 목표였다.

마침 그토록 열망하던 유럽 무대에서 먼저 러브콜이 왔다. 스코틀랜드 최고 명문팀이자 올 시즌 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차지하며 '도메스틱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셀틱이 양현준의 영입을 추진했다. 양현준의 '꿈'이 생각보다 금세 이뤄질 것 같았다. 협상도 순조로운 듯 했다. 무엇보다 셀틱이 영입에 더 적극적이었다. 스물 한살 청년의 가슴은 꿈에 부풀어올랐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틀어졌다. 적극적으로 양현준의 이적을 돕는 것처럼 보였던 소속팀 강원FC가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입장을 바꿔버린 것이다. 최종 협상안이 나온 상태에서 갑자기 셀틱 측에 '역임대(이적 후 임대)'를 제시한 것. 일단 이적한 뒤 6개월 임대선수로 달라는 방안인데, 핵심은 '팀 사정이 어려우니 양현준을 당장 보낼 순 없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겨울에 보내겠다'는 뜻이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제안이다. 많은 축구관계자와 에이전트들은 이런 강원 구단의 스탠스가 '거래의 룰에도 어긋나고,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구단 행정에 무지한 행위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강원 구단의 이런 '협상 뒤엎기'식 제안을 셀틱이 받아들일 리 없다. 셀틱은 강원의 이상한 역제안을 당연히 거절했다. 당장 프리시즌부터 양현준을 합류시켜 팀 전력으로 만들려던 계획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이런 제안을 받아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현준의 셀틱행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양현준은 아직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입으로 분명하게 말했다. "셀틱에 가고 싶다"고.

양현준의 목소리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경기에서 양현준은 강원FC 주전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홈팀 수원FC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양팀은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후 양현준이 취재진 앞에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섰다. "경기가 앞서나가다가 무승부로 끝나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내 경기력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경기 외적인 요인도 양현준의 표정을 무겁게 만든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셀틱 이적이 무산분위기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 진출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것일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우선은 강원 소속인 만큼 팀이 강등권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프로의 자세다. 하지만 유럽 진출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준은 구단이 셀틱과의 협상에서 여름이 아닌 겨울 이적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 분위기로 가는 상황에 관해 "나는 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다. 유럽행을 위해 지난해 미국(미네소타)에서 제안이 왔을 때도 구단의 뜻에 따라 남았다. 그때 구단이 유럽에서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상한 조건을 걸지 말고, 셀틱행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호소였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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