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니 ‘사교육 때리기’… 학원들 분통

한수진 기자 2023. 6.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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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후 숨통 트인 소규모 학원, 대형 입시학원 겨냥 정책 ‘불똥’
전문가 "사교육 무분별 억제보다 효율적인 활용방안 찾아야” 조언
자료사진. 경기일보DB

“이제서야 숨통 트였는데, 학원들은 그냥 죽으라는 겁니까?”

정부가 사교육 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학원가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 오다 이제서야 겨우 회복세를 되찾았는데, 이번 ‘사교육 때리기’가 장기적으로 학원가에 타격을 미칠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우려에서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하나로 ‘사교육 카르텔’을 겨냥, 지난 22일부터 2주간 학원 과대·과장 광고 등에 대한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집중 단속 이전부터 학원가에서는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용어 안에 어떤 사안까지 위법으로 규정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불안해했다. 또 대형 입시학원들을 겨냥했으나, 다수의 소규모 학원들에게까지도 여파가 미칠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3일 동안 교육부의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40건의 신고 중 대형 입시학원과 관련된 신고는 6건 뿐이었다. 이를 두고 학원가에서는 사교육 때리기의 여파가 고스란히 다수의 소규모 학원으로 번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원 관계자는 “현재 경기지역 학원의 70~80%가량이 소규모 학원인데,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강사진이나 학생도 구하기 어려운 경영난에 놓여 있다”며 “이번 정부의 조치는 코로나19 이후 간신히 숨통 트인 소규모 학원들을 말려 죽이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경호 용인학원연합회 회장은 “이번 조치로 ‘학원’의 이미지 자체가 실추되고 있다”면서 “사교육은 학습 공백 해소나 지역 상권 활성화 등 그 자체로서의 장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교육이라는 이유로 폄훼하지 말고 순기능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무조건적인 사교육 억제보다는 사교육을 효율적으로 교육력 제고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떤 대입제도 개혁도 사교육을 줄이지는 못한다. 사교육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거나,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사교육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면서 “사교육이 가져오는 불공정 경쟁의 문제는 줄이면서도 사교육이 국가교육력 제고에 기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탐색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지역의 학원가는 지난 2020년 8월18일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영업 금지를 시작으로 3년여 동안 5개월 이상의 영업정지 기간을 겪었고, 1년여 동안 영업 시간 제한 조치를 받았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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