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2Q 수조원 영업손실 전망에도…"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한지연 기자 2023. 6. 2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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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 적자 규모가 1분기보다 줄면서 시장은 업황 반등 시점이 올 하반기로 성큼 다가왔다고 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201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57% 급감한 수준이다. 실적 부진은 전사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DS 부문의의 불황 영향이 크다. 증권사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손실 규모를 3조원 중반대 정도로 추정한다.

양대 메모리반도체 회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 사정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3조538억원의 영업 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부터 감지된 IT(정보기술)제품 등 전방산업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여전한 것이 2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3.45%떨어진 1.4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4월에는 전월보다 19.89% 급락했다. D램 가격은 2021년 7월 4.1달러 피크를 찍은 이후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 기준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경우 보합세를 보였지만 4월과 3월에는 각각 전월 대비 2.93%, 5.12% 떨어졌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2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1분기보다 규모가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4조5800억원,3조4023억원인데 컨센서스는 모두 이보다는 2분기 손실 규모가 적어질 것이라고 봤다.

당초 시장에선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에 반도체 경기 저점이 언제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전망대로라면 1분기가 저점이었단 결론이 나오는 셈이다. 저점 시기가 빨라지면 그만큼 그에 따른 업턴(상승 반전) 시기도 당겨진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업턴 시기에 대한 예측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로 갈렸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는 반등을 향해 가는 시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업턴을 이끌 반도체 수요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인공지능)열풍으로 인한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I 반도체 시스템에 90% 이상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엔 데이터 용량 처리를 위한 메모리반도체 탑재 역시 필수적이다. 현재로선 SK하이닉스만이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 4세대 제품인 HBM3를 양산 중이지만 4분기엔 삼성전자도 HBM3를 양산할 전망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평균 가격이 2~3배, 높게는 5배까지 높은 고수익 제품으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3분기 들어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하반기 반등 전망에 힘을 싣는다. 3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가운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감산을 시작했다. 감산 효과는 그 시작 시점으로부터 3개월~6개월 후부터 나타난다. D램(DDR4 16Gb 2Gx8 3200㎒)의 현물거래가격이 이달 20일 3.0001달러로 전날 보다 0.301% 오르면서 감산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 낌새를 보였다. D램 현물가격이 깜짝 반등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2개월만이다. 현물가격은 기업 간 거래 계약을 위한 고정 거래가격이 아니라 소비자간 직접 거래에 사용되는 가격이다.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고정 거래 가격에 맞춰지는 흐름을 보여 시장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9월쯤이 되면 (시중에 풀리는 메모리반도체) 물량 자체가 25% 가량 준다"며 "감산 효과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니까 3~4분기 사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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