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력·생산 약한 日, 소부장 우위를 반도체 부활의 지렛대로 써”
일본 반도체 전문가들은 “일본 반도체 산업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드러낸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소·부·장)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국부 펀드가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 JSR을 인수한 배경에도 소·부·장 산업의 우위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2030 반도체 지정학’ 저자이자 니케이신문 논설위원 오타 야스히코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황금시대를 경험한 엔지니어들이 라피더스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이미 70대가 된 리더에게 언제까지나 의지할 수는 없다”며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1990년대부터 쇠퇴했기 때문에 아래 세대의 인력 공백이 가장 큰 걸림돌”고 했다. 라피더스의 회장인 히가시 데쓰로가 1949년생, 사장 고이케 아쓰요시가 1952년생으로 둘 다 70대이다. 오타 논설위원은 “대학이나 고등 전문학교에서 인재를 육성한다고 해도, 앞으로 상당한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이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세우거나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재팬의 수석 애널리스트 미나미카와 아키라는 “일본이 반도체 장비는 35%, 소재는 55%의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특정 지위를 누릴 수 있다”며 “미국도 이런 이유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반도체 부품뿐만 아니라 전자제품의 기판, 자동차의 부품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일본 반도체 산업은 자동차, 전자 업계와의 손을 잡고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직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소·부·장 분야의 강점을 살려 다른 국가와 동맹을 맺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는 라피더스와 같은 ‘프로젝트 기업’은 뚜렷한 리더십이 없어 성공하기 힘들지만, 예외적인 가능성은 미국·대만과 협업”이라며 “일본이 반도체 산업의 허리를, 대만이 팔다리를, 미국이 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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