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자립’ 선언 4년… 對日 수입액은 더 늘어
2019년 7월 일본이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 보복 조치를 내렸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을 선언했다. 이후 4년간 일부 소재를 국산화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오히려 대일본 수입액은 크게 늘면서 무역 적자는 심화됐고, 일부 소재는 일본 대신 중국 의존도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규제 소재였던 고순도 불화수소는 솔브레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일부 국내 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했다. 포토레지스트도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이 EUV 노광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했다. 하지만 국산화 정도는 여전히 미미하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이 20%, 소재는 50%에 그친다고 봤다. 2017년 각 18.2%, 50.3%과 차이가 없었다.
25일 본지가 최근 4년간 정부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소부장은 무역 분쟁 이전인 2018년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악화되고 있다. 2018년 381억달러(약 50조)였던 우리나라의 대일본 소부장 수입액은 2019년 일본이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한 이후 329억 달러로 잠시 주춤했다가 이듬해 340억달러로 반등했다. 지난해는 395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일 소부장 무역 적자는 2019년 186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49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수입국 다변화에는 일부 성공하면서 불화수소의 경우 수출 규제 이전인 2018년 41.9%에 달했던 대일본 수입 비중이 지난해 7.7%까지 떨어졌다. 대신 이 자리를 채운 건 중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불화수소 대중국 수입 비중은 80%에 달한다.
수출 다변화로 비용도 상승했다.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국내 기업들은 일본산 대신 벨기에 소재 일본 합작법인을 통해 우회 조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벨기에산 소재 수입단가는 일본산의 5.4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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