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엔 슬픔만큼 기쁨도 존재해요”… 젊은 직장인들 삶 사실적으로 그려
이호재 기자 2023. 6.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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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 연수 선생님이 주연에게 소리쳤다.
과연 주연은 무사히 운전 연수를 받을 수 있을까.
단편 6편이 담긴 소설집 '연수'(창비·사진)를 펴낸 장류진 작가(37)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운전면허를 땄지만 이후 연수를 여러 번 받으며 고생한 기억이 있다. (주연처럼) 나도 겁이 많아서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며 깔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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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연수’ 펴낸 장류진 작가
“안 돼!”
자동차 운전 연수 선생님이 주연에게 소리쳤다. 주연은 분명 깜빡이를 켠 뒤 사이드미러로 뒤차가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핸들을 꺾었다. 그런데 사각지대에서 차가 경적을 울리며 나타난 것이다. 30대 여성인 주연은 원하는 대학에 한 번에 입학했다. 공인회계사(CPA) 시험을 통과하고 대기업에서 일하는 이른바 ‘엄친딸’이다. 하지만 어쩐지 운전대만 잡으면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손이 달달 떨린다. 과연 주연은 무사히 운전 연수를 받을 수 있을까. 또 원하는 삶의 목적지에 안전히 도착할 수 있을까. 단편소설 ‘연수’의 내용이다.
단편 6편이 담긴 소설집 ‘연수’(창비·사진)를 펴낸 장류진 작가(37)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운전면허를 땄지만 이후 연수를 여러 번 받으며 고생한 기억이 있다. (주연처럼) 나도 겁이 많아서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며 깔깔 웃었다.
소설에 녹아든 삶의 목적지에 대한 고민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대에 대기업에 다니다 소설가가 된 그의 인생이 반영된 걸까. 장 작가는 “정해진 목적지를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소설가가 된 건 아니다. 난 소설을 쓰는 것도 올바른 목적지를 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단편 6편이 담긴 소설집 ‘연수’(창비·사진)를 펴낸 장류진 작가(37)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운전면허를 땄지만 이후 연수를 여러 번 받으며 고생한 기억이 있다. (주연처럼) 나도 겁이 많아서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며 깔깔 웃었다.
소설에 녹아든 삶의 목적지에 대한 고민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대에 대기업에 다니다 소설가가 된 그의 인생이 반영된 걸까. 장 작가는 “정해진 목적지를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소설가가 된 건 아니다. 난 소설을 쓰는 것도 올바른 목적지를 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 작가는 2019년 젊은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이고 흡인력 있게 그린 첫 단편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엔 가상화폐에 투자한 직장인들의 심리를 실감 나게 담은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창비)로 화제를 모았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중국 일본 대만 터키 베트남, ‘달까지 가자’는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까지, 각각 5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그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를 끄는 덕을 본 것 같다”면서도 “해외 독자들이 ‘한국의 젊은 직장인의 삶에 공감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번 신간에서도 그는 젊은 직장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살려냈다. 단편소설 ‘펀펀 페스티벌’에선 대기업 입사 합숙면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동계올림픽’에선 방송사 인턴사원이 정직원 전환이 가능할지 불안함을 느낀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읽는 맛을 살리는 그의 장점은 신간에서 여전히 빛난다. ‘삶의 애환을 달래는 건 월급뿐’이라고 토로했던 전작들과 달리 청춘을 위로하는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이 담겼다. 단편 ‘공모’에서 선배 직원은 회사를 그만둔다며 미안해하는 후배 직원에게 “네 미래가 될 수 없었던 내가 죄송하다”고 말한다. 표제작 ‘연수’의 후반부에서 운전 연수 선생님은 주인공에게 “잘하고 있다”며 용기를 준다.
“청춘에게 고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픔만큼 기쁨도 존재하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장 작가는 해맑게 답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나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쓸 뿐이에요. 소설을 쓰면서 고민한 시간이 제 슬픔이라면, 독자가 재밌게 읽어주는 게 제 기쁨입니다. 단편소설집과 경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주세요.”
이번 신간에서도 그는 젊은 직장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살려냈다. 단편소설 ‘펀펀 페스티벌’에선 대기업 입사 합숙면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동계올림픽’에선 방송사 인턴사원이 정직원 전환이 가능할지 불안함을 느낀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읽는 맛을 살리는 그의 장점은 신간에서 여전히 빛난다. ‘삶의 애환을 달래는 건 월급뿐’이라고 토로했던 전작들과 달리 청춘을 위로하는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이 담겼다. 단편 ‘공모’에서 선배 직원은 회사를 그만둔다며 미안해하는 후배 직원에게 “네 미래가 될 수 없었던 내가 죄송하다”고 말한다. 표제작 ‘연수’의 후반부에서 운전 연수 선생님은 주인공에게 “잘하고 있다”며 용기를 준다.
“청춘에게 고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픔만큼 기쁨도 존재하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장 작가는 해맑게 답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나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쓸 뿐이에요. 소설을 쓰면서 고민한 시간이 제 슬픔이라면, 독자가 재밌게 읽어주는 게 제 기쁨입니다. 단편소설집과 경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주세요.”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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