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SBS 예능국 분리는 지상파 생존 몸부림

강일홍 2023. 6.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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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은 지상파 MBC 제작진이 연출한 서바이벌 게임 예능입니다.

올초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 뒤 '넷플릭스 TV프로그램부문' 세계 1위에 올랐는데요.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실속은 자금력을 앞세운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챙긴다는 점 때문이겠죠.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지난해 4편에서 올해 8편으로 확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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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등 SNS와 글로벌 OTT 공세에 대한 위기감의 현실화
조직의 효율성 명분 프로그램 제작비 절감 및 수익성 제고

3대 방송사 중 SBS가 지상파 중에선 처음으로 '예능국' 분리 결정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전경. /SBS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피지컬 100'은 지상파 MBC 제작진이 연출한 서바이벌 게임 예능입니다. 올초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 뒤 '넷플릭스 TV프로그램부문' 세계 1위에 올랐는데요. 이런 놀라운 성과는 그동안 '오징어 게임' 등 드라마 부분에서는 더러 있었지만, 한국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이란 점에서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MBC는 10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 부담과 프로그램 성공에 확신을 갖지 못해 자체 편성을 보류했고, 넷플릭스가 전액 투자해 IP(지적재산권)를 가져갔습니다. MBC에 돌아간 수익은 고작 12억 원에 불과합니다. 아이돌 파워와 함께 영화 드라마에 이어 한국 예능이 K콘텐츠의 위력을 다시한번 입증한 셈이지만 어딘가 좀 아쉽습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지난해 4편에서 올해 8편으로 확대했다. 장르도 연애, 서바이벌, 좀비물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SBS 로고,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 4년간 한국 콘텐츠에 약 3조 2천600억원 투자 방침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실속은 자금력을 앞세운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챙긴다는 점 때문이겠죠. 이는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2천60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는데요.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을 지금보다 크게 늘린다는 것이죠.

그동안 한국 영화,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면 예능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습니다. 이는 문화마다 예능 코드에 담겨있는 흥미 요소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지난해 4편에서 올해 8편으로 확대했습니다. 장르도 연애, 서바이벌, 좀비물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입니다.

반면 OTT의 공격적 투자로 국내 TV 시청층은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수많은 볼거리로 무장한 자본 콘텐츠의 위력이기도 하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의 입지가 탄탄해질수록 TV 위상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습니다.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드라마 시청패턴이 180도로 뒤바뀌면서 달라진 현상인데요. 갈수록 사면초가에 빠져드는 상황입니다.

지상파 MBC 제작진이 연출한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 100'은 올초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 뒤 '넷플릭스 TV프로그램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MBC

자금력 앞세운 글로벌 OTT의 공격적 투자에 국내 TV 위상 축소

3대 방송사 중 SBS가 지상파 중에선 처음으로 '예능국 분리' 결정을 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SBS는 오래전부터 예능국 분사 방안에 공을 들였는데요. 무엇보다 프로그램 제작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유튜브 등 SNS와 OTT 공세에 대한 위기감의 현실화입니다. 다른 속사정이 있을까요?

"간단히 말하면 조직의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인건비 관리비 등의 비용을 털어내려는 의도죠. 투표 형식을 빌려 내부 합의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어요. 오너가 있는 사기업 방송이라서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거죠. 조직문화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KBS나 MBC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입니다." (예능국 PD K씨)

방송사들은 조직 분리 분사로 생존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CJ는 드라마 전문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SBS는 드라마 스튜디오S로 분리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능 파트는 종편채널 JTBC가 가장 먼저 분리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OTT의 공세로 TV 콘텐츠 위기감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방송계의 절박한 '생존 몸부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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