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전(상)] 김혜수·염정아→이병헌, 극장 달굴 준비 완료
정우성의 첫 연출작 '보호자'도 합류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는 역대급 침체기였다. 현빈과 황정민의 '교섭', 박서준과 아이유의 '드림'을 제외하면 100만 명을 넘긴 작품이 없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무서운 흥행 속도를 보이면서 한국 영화의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개봉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한국 영화를 안정적으로 흥행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일찌감치 개봉 날짜를 확정한 '밀수'(감독 류승완)가 가장 먼저 베일을 벗는다. 작품은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으로, '엑시트' '모가디슈'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2년 만에 여름 극장가로 돌아온다.
무엇보다 '밀수'는 김혜수와 염정아의 만남을 성사시킨 여성 투톱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김혜수는 밀수 판에 뛰어든 조춘자로, 염정아는 춘자의 절친이자 밀수 판의 맏언니 임진숙으로 분해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할 예정이다.
'모가디슈'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된 조인성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연기한다. 박정민은 장도리 역을, 김종수는 세관계장 이장춘 역을, 고민시는 다방 마담 고옥분 역을 맡는다. 이렇게 베테랑과 신예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캐스팅 라인업이 완성된 만큼, 각자의 목적을 지닌 채 일생일대의 판으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밀수'는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밀수 판에 긴박하게 펼쳐지는 액션까지 더해 관객들을 짜릿한 여름 바다의 세계로 초대한다. 7월 26일 개봉.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이 재난 영화로 만났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이병헌은 외부인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연기한다. 그는 탄탄한 연기력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강렬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비상선언'(2022)에 이어 올해도 여름 텐트폴 대전에 합류한 이병헌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박서준은 아파트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민성으로, 박보영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명화로 분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너의 결혼식'(2018) 이후 약 5년 만의 스크린 복귀를 치르게 된 박보영은 따뜻한 인간미와 강인함을 지닌 인물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아포칼립스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마동석 주연의 '황야', 드라마 '유쾌한 왕따' '콘크리트 마켓'도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출발점에 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8월 9일 개봉.
'보호자'(감독 정우성)도 8월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헌트'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던 정우성은 시체스, 토론토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로부터 초청받은 '보호자'를 드디어 국내 관객들에게도 선보인다.
특히 '보호자'는 정우성의 데뷔 첫 연출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그는 연출과 함께 주연 수혁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와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며 30년의 내공을 여과 없이 드러낼 계획이다.
여기에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등이 합류해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과거에서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꿈이 되는 신선한 스토리에 더해질 의도치 않은 사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캐릭터들의 에너지, 파워풀한 액션이 기대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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