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제패를 위한 한승수의 다짐..'즐겁게, 집중, 차분, 담대하게'
144명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 기록
우승상금 5억원, 메이저 디오픈 출전권 모두 가져가
난코스 극복 위해 자신과의 다짐 야디지북에 적어놔
2위 강경남, 데뷔 20년 만에 디오픈 출전 영광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 우승에 도전한 한승수(37)는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서며 자신과의 약속을 야디지북에 적었다. ‘역대급’ 난코스에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어떠한 변수가 나올지 모르니 인내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을 향한 다짐이었다.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 한승수는 18번홀(파5)에서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이날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144명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써낸 한승수는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2위 강경남(40)을 6타 차 앞선 완벽한 우승이다.
한국오픈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2021년 이준석 이후 2년 만이지만, 공동 선두조차 허용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7년 이강선 이후 36년 만이자 역대 4번째 기록이다.
1958년 처음 열려 2019년 코로나19 확산 때를 제외하고 매년 개최된 한국오픈은 올해 65회째를 맞아 역대 최다 상금으로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우승상금 4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을 늘려 5억원으로 증액했다. 이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5년과 한국오픈 10년 시드도 받았다.
2009년 프로로 데뷔해 중국과 아시아 그리고 일본투어 등에서 활동해 온 한승수가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20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3년 만이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승수는 열여섯 살이던 2002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에 뽑혔고, 그해 5승을 거둬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이 세운 최다승을 경신할 정도로 골프 재능이 뛰어났다. 현재 국적도 미국으로 코리안투어는 외국인 시드를 받아 활동 중이다.
프로 데뷔 후에는 화려한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내셔널 타이틀을 제패, 데뷔 이후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
승부는 일찌감치 한승수 쪽으로 기울었다. 1타 차 선두로 나섰으나 2위였던 이재경이 1번홀 더블보기에 이어 2번홀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순식간에 4타 차 선두가 됐다.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위협받지 않았고, 18번홀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까지 뽑아내며 6타 차 완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원동력은 인내심이었다.
이번 대회는 ‘역대급’ 고난도의 코스에서 열려 대회 개막 때부터 ‘인내’를 강조한 선수들이 많았다. 첫날 선두로 나섰던 한승수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회 코스는 페어웨이 폭(10~25m)이 매우 좁았고, 러프(80mm~200mm)도 길었다. 언더파를 친 선수가 단 1명에 그칠 정도로 난도가 높았다..
한승수는 “10번 홀에서 경기하던 중 야디지북에 써 놓은 글을 읽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며 “워낙 코스가 어렵다 보니까 경기 내내 멘탈(정신)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우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한국오픈 우승은 다른 대회보다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며 “디오픈에 나가는 게 꿈이었다”고 메이저 대회 출전을 기대했다.
한승수와 함께 2위 강경남이 디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한국오픈은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 디오픈의 퀄리파잉 시리즈 중 하나다. 상위 2명에게 본선 출전권을 준다.
이달 초 KPGA 선수권에서 우승한 최승빈은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를 기록해 3위, 단독 2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에 도전한 이재경은 이날만 7오버파 78타를 친 끝에 지난해 우승자 김민규, 이동민. 브렌든 존스, 이정환 등과 함께 공동 4위(합계 2오버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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