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김예지 의원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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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김 의원은 달랐다.
이런 국회의원이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그래서 슬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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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은 본분을 망각한 채 표류해 왔다. 자극적이고 튀는 언행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환심을 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국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당리당략과 선거 표심을 노리는 내용이 활개 쳤다. 거대 야당의 단독 입법 폭주 논란, 국회의원의 특권을 보호하는 방탄 논쟁으로 막말·고함·비방의 설전은 습관이 되었다. 대변인들의 되풀이되는 독설 비판에 공존감은 실종 상태였다. 조화와 질서의 코스모스는 사라지고 소란과 야유의 카오스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김 의원은 달랐다. 시종일관 온화한 표정으로, 거칠고 자극적인 언행을 피하고, 폄하와 모독감을 주지 않으면서 장애인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 제도와 정책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압권이었다.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지원에 대해 장관과 총리로부터 약속을 얻어 내는 김 의원의 진정성은 장관이었다. 이런 국회의원이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그래서 슬프기도 했다.
대정부 질문의 ‘혁명적 모범’으로 김 의원은 말을 통해 국사를 논하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과 국회가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떻게 말을 듣고 해야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말을 제대로 대접하고 이용할 때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알려준다.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지 말고 이슈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질책과 비판은 신랄하더라도 말의 품격을 지키라는 의미이다.
말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는 말의 내용 못지않게 말하는 방법(표현 스타일)이 중요하다. 메시지의 내용에 형식을 입혀서 내용에 대한 해석과 이해에 안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무엇(내용)을 전달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방식을 뜻하지만, 내용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다. 품격 있는 말은 상대에게 대화에 응할 준비를 하게 하고, 흥미를 공유하는 감정을 자아낸다(‘소통하는 인간’, 김정기). 김 의원의 질문에 야당 원내대표(박광온)는 화답했다. “아픈 지적에 적극적으로 동감한다.” “민주당이 입법과 예산정책으로 응답하겠다.” 품격 있는 말은 공감과 공존이 살아 있는 국회를 만든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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