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Agust D 그리고 민윤기, 1만 5천명 팬에게 증명한 ‘D-DAY’[종합]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방탄소년단 슈가, Agust D(어거스트 디) 그리고 사람 민윤기. 호칭은 달라도 본질은 같았다. 방탄소년단 슈가가 과거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무대로 솔로 가수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6월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SUGA | Agust D TOUR D-DAY in SEOUL’(슈가 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인 서울) 2일차 공연이 열렸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주 벨몬트 파크 UBS 아레나를 시작으로 약 2개월 동안 이어진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SUGA | Agust D TOUR D-DAY in SEOUL’는 24일, 25일 양일간 1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방탄소년단 슈가로서 뿐아니라 ‘Agust D’(2016년), ‘D-2’(2020년)과 지난 4월 발매된 솔로 앨범 ‘D-DAY’까지 Agust D의 음악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빗소리와 함께 자욱하게 안개가 깔린 공연장에서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빗길에 쓰러져 있는 슈가의 모습을 담은 VCR 영상이 나왔고, 댄서들에게 들린 상태로 무대에 등장한 슈가는 무대에 누워 노래를 시작하면서 영상과 흐름을 이었다.
슈가는 ‘해금’, ‘대취타’, ‘Agust D’, ‘give it to me’까지 휘몰아치는 무대로 뜨겁게 오프닝을 열었다. 팬들은 오프닝부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슈가의 무대에 환호했다. 슈가는 “오늘이 진짜 투어의 마지막이다. 후회 없이 즐겨 달라”며 “오늘 공연을 위해 굉장히 많은 것을 준비했다. 마지막인 만큼 충분히 즐겨 달라”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슈가는 멤버들의 사인과 메시지가 적힌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감성적으로 편곡한 ‘Trivia 轉 : Seesaw’를 선보였고, ‘SDL’, ‘사람’, ‘사람 Pt.2’까지 이어가며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슈가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 솔로곡은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다. 이제는 온화하게 해보려고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공연의 가장 말랑말랑한 파트였다. 가보자고”라고 외치며 ‘저 달’, ‘Burn it’ 무대를 이어갔다.
‘저 달’ 무대 중 슈가는 “어제 아미 여러분들의 우렁찬 욕설을 들었다. 오늘은 얼마나 더 크게 욕해주실지 기대하겠다”라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에 슈가와 함께 관객들이 거친 욕을 외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슈가는 ‘Interlude : shadow’, ‘Cypher pt.3 : killer’, ‘Cypher pt.4’, ‘욱(UGH!)’, ‘땡’, ‘HUH?!’ 무대를 이어가며 방탄소년단 슈가로서의 음악적 서사도 담았다. 슈가는 “멤버들이랑 함께하던 무대에서 저 혼자 하려니 쓸쓸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저의 형제들이 와 있다”라고 외쳤고, 화면에는 공연을 관람 중인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 뷔, 정국의 모습이 포착 됐다. 슈가는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여러분이 함께 해주셔서 정말 든든하다. 오늘 아미 찢었다”라고 감사를 전했고, 피아노 연주와 함께 ‘Life goes on’을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였다.
‘Snooze’ 무대 전에는 지난 3월 사망한 일본 작곡가 겸 피아노 연주가 류이치 사카모토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상에 “먼 여행길 평온하시길. R.I.P”라는 글귀를 남겨 고인을 추모했다.
‘극야’에 이어 엔딩곡 ‘AMYGDALA’까지 슈가는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모든 걸 쏟아냈다. 특히 ‘AMYGDALA’를 마치고 무대에 다시 쓰러진 슈가는 댄서들에게 들린 채로 퇴장해 오프닝 때와 대비를 이뤘다.
슈가는 이날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했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무대 일부가 와이어에 들어 올려지며 사라졌고, 큰 무대는 한 평 남짓한 공간이 되고 단차 없는 바닥이 됐다. 형태를 잃고 해체되는 무대를 통해 슈가는 아티스트로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이 외에도 과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VCR 영상이나 블랙&화이트, 빛과 어둠 등의 구성으로 과거든, 현재든 모두 자신의 일부임을 강조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다시 무대에 오른 슈가는 ‘D-DAY’, ‘INTRO : Never Mind’, ‘마지막 (The Last)’으로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슈가는 “여러분 덕분에 너무 즐거웠다. 최고의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 4월 앨범을 낸 후 바로 투어를 하고 여기까지 왔다. 두 달 동안 행복했던 기억들, 투어가 이렇게 재미있었다는 걸 다시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다. 없다. 제가 다시 무대에 섰을 때는 일곱 명이 서야 한다. 그렇지 않나. 여러분들 너무 감사하고 너무 행복했다”라고 인사를 하던 슈가는 8월 4일, 5일, 6일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앙코르 콘서트 개최를 발표해 팬들을 열광케 했다. 슈가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자. 우리는 체조에서 봅시다”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사진=빅히트뮤직)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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