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41도 폭염... 사상 첫 사흘연속 ‘적색경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6.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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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낮 중국 베이징의 기온이 9년 만에 40도를 넘겼다. 무더위 속 베이징의 한 식당가 앞에서 배달기사들이 대기 중이다./연합뉴스

베이징 기상대는 지난 24일 사상 처음으로 사흘 연속 ‘고온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고온 경보는 청색·황색·주황색·적색 등 4단계로 나뉘는데, 가장 높은 단계인 적색 경보는 최고기온이 영상 40도 이상으로 예상될 경우에만 발령된다. 베이징은 지난 22일 기온이 41.1도까지 오른 데 이어 23일에도 40도를 돌파했다. 22일의 41.1도는 1999년 7월 24일(41.9도) 이후 역대 둘째로 높은 기록이다. 베이징에 적색 경보가 발령된 것 또한 2014년 5월 이후 9년 만이다.

베이징의 ‘이상 고온’ 현상은 도시 풍경을 바꿨다. 24일 베이징 유명 관광지인 융허궁에서는 아이스크림 판매점 앞에 선 줄이 매표소 줄과 비슷하게 길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퇀은 “지난 22~23일 야간 이용자 수가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25일에는 기온이 40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베이징 기상대는 장마가 시작되는 다음 달 초까지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온 현상은 베이징 인근 지역인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성도 덮쳤다. 톈진은 지난 22일 기온이 41.8도까지 올라갔다. 중국 동북 지역인 랴오닝성 선양에서는 23일 유명 가수 량징루의 콘서트장에서 관객들이 단체로 “에어컨 좀 켜라”라고 고함을 지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콘서트 주최 측은 다음 날 50개의 얼음 무더기를 만든 다음 그 위에 대형 선풍기를 이용해 바람을 날리는 임시방편을 내놓았다.

베이징의 기록적인 폭염은 온난화와 엘니뇨 여파로 지구 기온과 해수 온도가 역대 최고치로 올랐기 때문이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베이징은 특히 지난 21일부터 밀려온 온난기단(더운 날씨를 유발하는 공기 덩어리)과 고기압의 영향으로 온도가 가파르게 올라갔다.

전 세계 각국에서도 40도를 웃도는 ‘6월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일부 도시의 기온은 50도에 육박했고, 인도 북부에서는 15~17일 40~45도 무더위로 최소 50여 명이 사망했다. 지난 21일 멕시코 낮 기온은 45도를 넘겨 온열 질환자가 500명에 달했다. 스페인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40도를 넘기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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