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다 내려놓으라고…난 홈런 20개 쳐야 매력 있는 선수"

김민경 기자 2023. 6. 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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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그러더라고요. 때로는 그냥 다 내려놓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할 때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양석환은 "나는 매년 20개는 쳐야 의미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10개도 못 치면 매력이 없지 않나. 오랜만에 멀티 홈런이 나온 게 기분 좋다"며 "이전에도 슬럼프가 있었지만, 홈런이 나오면 풀리는 스타일이다. 홈런이 몰아서 나오는 유형의 선수라 홈런이 나와서 더 반가웠다"며 계속해서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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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양석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와이프가 그러더라고요. 때로는 그냥 다 내려놓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할 때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두산 베어스 양석환(32)이 오랜만에 거포다운 면모를 뽐냈다. 양석환은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7-2 대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두산은 시즌 성적 32승34패1무를 기록하고 5위를 재탈환했다.

잠잠하던 양석환은 2-0으로 앞선 5회초 홈런포를 가동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투수 앞 번트안타로 출루한 상황. 양석환이 좌월 투런포를 터트려 4-0이 됐다. 바뀐 투수 이명종의 초구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오자 여지 없이 걷어 올렸다.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22일 만에 추가한 홈런이었다.

막힌 혈이 뚫리자 거침없었다. 양석환은 6회초 1사 1루 기회에서 한번 더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번에는 볼카운트 1-2에서 양현의 시속 131㎞짜리 투심패스트볼을 공략했다. 시즌 10호포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양석환은 "너무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사실 요즘 많이 기분도 침체해 있었는데, 반가운 홈런이다. 처음 홈런은 변화구 노림수를 갖고 들어갔는데, 초구부터 치기 좋은 코스로 와서 쳤다. 2번째 홈런은 앞 타석에서 변화구를 치다 보니까 빠른 공으로 승부해 오길래 초점을 맞춘 결과였다"고 이야기했다.

마냥 웃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양석환은 5득점 빅이닝을 만든 7회초 무사 만루 마지막 타석에서 1루수 뜬공에 그친 뒤에는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도 아쉬운 감정을 좀처럼 숨기지 못했다. 앞서 날린 홈런 2개를 잊었나 싶을 정도였다.

양석환은 "그 타석도 사실 노림수가 맞았는데, 욕심이었던 것 같다. 무사 만루였고, 아웃되더라도 타점을 올리는 배팅이 나왔어야 했는데 스스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아서 그랬다"고 털어놨다.

투런포 2방으로 막혔던 혈을 뚫은 덕분에 두산 타선 전체가 모처럼 살아났다. 두산은 이날 시즌 3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장단 20안타를 몰아쳤다.

양석환은 "우리가 최근 방망이를 잘 못 쳤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도 안 보이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보다 우리 팀이 더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25일)을 계기로 한번에 좋아질 수는 없겠으나 좋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시즌 9, 10호 홈런을 치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양석환은 그동안 타석에서 타격이 풀리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 이때 힘을 준 건 아내다. 양석환은 "지난 주에 사구에 맞고 다리가 진짜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배팅 밸런스가 많이 깨졌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와이프가 때로는 다 내려놓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할 때 결과가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려놓고 했는데 결과가 오늘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양석환은 "나는 매년 20개는 쳐야 의미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10개도 못 치면 매력이 없지 않나. 오랜만에 멀티 홈런이 나온 게 기분 좋다"며 "이전에도 슬럼프가 있었지만, 홈런이 나오면 풀리는 스타일이다. 홈런이 몰아서 나오는 유형의 선수라 홈런이 나와서 더 반가웠다"며 계속해서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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