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용병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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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역사는 33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3세기 이집트의 파라오인 람세스2세는 오늘날 수단의 영토인 누비아에서 1만1000명의 경보병을 고용해 전투에 참가시켰다.
당시 세계 최대 제국이었던 이집트는 누비아 외에도 시리아, 가나안 등에서 용병을 고용해 대규모 정복전쟁을 벌였다.
지난 1년4개월여간 지루한 공방을 이어오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기치 않은 용병의 반란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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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3세기 이집트의 파라오인 람세스2세는 오늘날 수단의 영토인 누비아에서 1만1000명의 경보병을 고용해 전투에 참가시켰다. 당시 세계 최대 제국이었던 이집트는 누비아 외에도 시리아, 가나안 등에서 용병을 고용해 대규모 정복전쟁을 벌였다. 고대 도시국가인 카르타고도 갈리아와 스페인 용병을 고용해 지중해를 중심으로 해상무역왕국을 다스렸다.
하지만 용병이 늘 긍정적 역할만 수행한 것은 아니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인도를 정복하기 위해 많은 인도인 용병을 고용했다. 1850년 당시 영국군 26만9000명 중 영국인은 17%(4만6000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이슬람, 힌두교 등 인도인 용병들로 채웠다. 이들을 세포이(sepoy·페르시아어 sipahi에서 유래)라고 불렀는데, 영국군이 경비를 아끼려고 퇴직연금 지급을 중단하고 이슬람과 힌두교에서 금기시하는 소와 돼지 기름을 탄약 종이에 칠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반란이 일어났고 이후 독립전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1년4개월여간 지루한 공방을 이어오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기치 않은 용병의 반란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와 잦은 마찰을 빚어온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부하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의 모스크바 남쪽 약 200㎞까지 진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면서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며,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서 바그너그룹이 진격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러시아가 프리고진과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란은 하루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철권통치로 러시아를 다스리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던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자신의 말대로 충복인 프리고진으로부터 등에 칼을 맞은 데다, 수습도 자신이 아니라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겨우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러시아 군부와 엘리트 집단이 그를 계속해서 따를지 의문이다. 1991년 여름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강경파의 쿠데타 시도가 몇 달 뒤 소련의 붕괴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푸틴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무장반란이 막을 내렸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혼란한 틈을 타서 본격 반격에 나서면서 전쟁의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절대적 권위도 힘을 잃으면서 향후 세계 경제와 외교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가 그동안 막혀 있던 세계 경제와 외교에 새로운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정보미디어부장 산업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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