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맥아더 … 한국戰 10대 영웅 한자리에

이한나 기자(azur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6.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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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10대 영웅 중 한 명인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대통령 왼쪽) 등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이승환 기자

6·25전쟁 당시 북한 공산군이 중·동부전선으로 군사물자를 수송하는 길목에 놓인 요충지 승호리철교. 평양 동쪽 10㎞ 지점 대동강지류에 설치된 이곳을 폭파하기 위해 유엔 공군이 500회 이상 출격했지만 난공불락이었다. 결국 작전 수행 임무는 한국 공군의 몫으로 넘어왔다. 1952년 1월 15일 우리 군은 미국 공군의 고공투하 대신 초저공침투공격법을 쓰기로 결정했다. '빨간 마후라' 2개 편대 전폭기 6대는 결국 철교 폭파에 성공했다. 북한군 보급 숨통을 끊어 역전의 전기를 마련한 순간이다. 당시 우리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을 넘어서고 철교 폭파에도 성공하며 '전설'이 된 인물은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96)이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73년을 맞은 25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특별전이 개막했다. 한미 양국 정부가 선정한 '한미 참전 용사 10대 영웅'을 소개한 전시다.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필두로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미 8군 사령관과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던 밴 플리트 부자, 서울 탈환 후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던 박정모 해병대 대령 등 자랑스러운 얼굴 사진이 3층 다목적홀에 펼쳐졌다. 나란히 열리는 '한미 동맹의 6대 드라마' 전에서는 김두만·백선엽 장군과 김동석 대령 등 영웅 3인을 통해 한미동맹의 결정적 순간도 흥미진진하게 소개했다.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10대 영웅과 6대 드라마에 등장한 김두만 전 총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고 백선엽 장군과 고 김동석 대령의 후손인 백남희 씨와 김미령 씨를 만났다. 또 지난 70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한미동맹을 미래에도 지속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방명록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강력한 힘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며 "공산 세력의 침략에 온몸으로 맞서 싸워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자유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수호하고 세계 시민의 자유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자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피 묻은 군복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41주년을 맞아 외교·안보, 민간 교류, 문화 등 한미 양국 관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전시를 연중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맞춰 개막한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전이 출발이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정치외교·안보, 경제, 문화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의 상호 관계가 미친 영향은 막대하지만, 젊은 세대가 이 모든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미동맹 역사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행적과 어록을 연표로 쉽게 정리했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양국 대표였던 로버트 슈펠트와 신헌, 6·25전쟁 참전을 신속히 결단했던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배수진 외교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끌어내 "우리의 후손이 앞으로 누대에 걸쳐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던 이승만 대통령과 1977년 주한 미군 철수 논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존 싱글러브 전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예비역 소장)도 등장한다.

대한제국과 미국의 초대 공사 활약상을 보여주는 '대한제국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과 초대 주한 미국 공사 푸트' 전도 열린다. 헨리 아펜젤러 등 개화기 한국 근대화에 이바지한 미국 선교사 4인방과 1966~1981년 한국 교육·보건 분야에서 활약했던 평화봉사단 2000명을 조명하는 '민간 교류로 본 한미동맹' 전은 한미동맹 역사를 확장해 보여준다.

[이한나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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