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반란'으로 푸틴 흔든 프리고진, 배후 지목 軍수뇌는 어디에
반란 수장 프리고진 암살, 용병그룹 바그너 해체 가능성도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러시아 민간용병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최악의 유혈 사태는 피하며 일단락됐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각각 한발씩 물러나며 극적으로 타협했다. 프리고진이 이번 반란의 배경으로 언급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 그의 행보도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 등 러시아 군 수뇌부에 대한 처벌을 주장하며 1000㎞에 달하는 거리를 진격했다가 벨라루스로 철수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바그너에 대한 처벌을 않겠다고 약속하며 이번 사태는 일단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가 중재 역할을 수행했다는 관측 속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입을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했던 '완전한 통제력'에 대한 의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최측근으로도 꼽혔던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해오는 동안 러시아 정규군은 허술하게 뚫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흔들렸던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역시 이번 반란으로 대내외적으로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다.
미 CNN은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내륙 깊숙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일상화하면서 푸틴이 공들여 쌓아온 강인한 이미지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했다.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진압됐다 하더라도 푸틴 대통령의 지도력에는 타격을 입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봤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푸틴 대통령의 권력 장악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25년 정치 인생에서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프리고진 암살, 바그너 해체 '설설설'
프리고진은 이번 쿠데타로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얻었는 지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를 처벌 않기로 약속하긴 했지만, 이번 반란을 ‘쿠데타’로 규명하고 대국민 연설까지 한 만큼 바그너에 향후 러 당국이 어떤 조치에 나설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독재자에 반기를 든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암살될 것이며 바그너그룹이 해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NN은 전직 미 육군 소령의 말을 인용해 "(바그너의) 일부는 아마 흩어질 수 있고, 일부는 망명을 결심하고 우크라이나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국가나 임무가 아니라 프리고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충성한다"며 "지금 당장은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많다"고 했다.
CNN 모스크바 지국장 출신인 러시아 전문가 질 도허티는 "푸틴은 반역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암살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소요 사태를 겪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군의 취약성을 보여줬다면서 푸틴의 입장을 약화하려 기회를 보는 라이벌(맞수)이 러시아 내에 있다면 그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반란에 실패한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떠나고 바그너 용병들은 국방부에 흡수돼 결국 바그너는 해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프리고진과 푸틴 대통령이 협상했다면서, 바그너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무장 반란) 초기에 마음을 바꾸고 즉시 돌아온 여러 병사들이 있다"며 "그들(바그너 병사들) 중 일부가 만약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나중에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미뤄볼 때, 향후 바그너의 내부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단 해석이 나온다.
◇ 국방장관 쇼이구 행방 묘연 바그너그룹의 반란 시도가 러시아 내부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단 주장도 나온다. 프리고진이 밝은 표정으로 철수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병사들 역시 많은 현지 시민들의 환호를 받는 모습들이 언론에 전해졌다.
한편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키며 축출을 주장해온 쇼이구 장관은 이번 극적 타협 과정의 정면에 드러나지 않아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DPA 통신 등은 페스코프 대변인이 "쇼이구 장관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푸틴과 프리고진은 정리가 된 것 같다"며 "근데 우리의 '완고한' 쇼이구는 어디 있나"고 말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정규군보다 강하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던 프리고진과 쇼이구 장관 간 알력 다툼이 이번 소요 사태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추가적인 탄약 공급 등을 내세우면서 러시아 군 수뇌부와 적극 날을 세워왔던 프리고진은 앞서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지난 23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상황이 마무리됐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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