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여는 사우디에 첼시만 신났다…EPL, 절정기 선수도 뺏길라 전전긍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에서 백업 자원으로 전락한 고연봉 선수들이 최근 유독 많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구단의 영입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첼시로서는 희소식이지만, 사우디의 막대한 자본력에 앞으로 EPL 최고 기량 선수들마저 뺏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첼시 중원의 핵이었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는 최근 사우디 리그 알이티하드로 이적을 확정했다. 이외에도 다른 사우디 대형 명문 구단들이 첼시의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 공격수인 하킴 지예흐, 피에르-에므리크 오바메양, 로멜로 루카쿠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첼시 선수 다수가 사우디 리그 이적설로 엮이고 있는 가운데 EPL은 첼시 구단주 테드 보얼리에게 지난해 첼시 인수 당시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자금과는 관련이 없다고 재차 확인하는 서면 보증을 요청했다고 25일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첼시의 실질적인 소유주를 확인하려는 절차다.
첼시는 지난해 보얼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컨소시엄에는 미국 투자회사인 클리어레이크 캐피털이 포함돼 있는데, 이 회사의 주요 투자자가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PIF다. 이 펀드가 첼시 투자 회사인 클리어레이크의 전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첼시는 지난 시즌 두 번의 이적시장에서 6억파운드(약 9983억원)를 투자했다. 미하일로 무드리크, 엔소 페르난데스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들을 선점하려는 의도였다. 막대한 금액에도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단의 연간 인건비 지출이 수입의 일정 비율을 넘기지 못하도록 한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은 간신히 지키고 있다. 다만 다음 시즌 도중 이적시장에서 적재적소에 선수단 보강을 하려면 즉시 전력이 아닌 선수들은 빨리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 PIF가 주인인 사우디 구단들이 첼시의 고민거리였던 선수들을 높은 가격에 영입하면서 첼시를 금전적으로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첼시는 잉여 자원을 PIF에 높은 수수료를 받고 팔아 FFP 규정을 우회하고, PIF로서는 투자처이자 첼시 컨소시엄의 한 축인 클리어레이크를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수수료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거래를 두고 EPL 전체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첼시 팬들은 컨소시엄의 한 축인 클리어레이크가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첼시를 키우는 대신 투자 수단으로만 여긴다며 우려하고 있다. 클리어레이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성장 가능성이 큰 미국 중견 기업을 가장 많이 매입하는 캐피털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기업 인수에 사용하는 자금의 약 3분의 2를 차입하고, 기업 경영진의 성장 전략을 지원한 다음 몇 년 후에 인수 당시 금액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기업을 매각해 이익을 남겼다.
첼시 경쟁팀으로서는 사우디 PIF가 첼시의 전주 역할을 하면서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진다고 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출신인 게리 네빌 방송 해설위원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첼시의 소유권 구조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이적 거래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사우디 리그로 이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기를 지난 선수나 자유계약 선수 영입에 집중하던 사우디 PIF가 최근에는 기량이 정점에 오른 선수 영입까지 박차를 가하면서 EPL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PIF가 지분을 보유한 알힐랄이 맨체스터 시티의 주축 미드필더인 베르나르두 실바(29) 영입을 설득하고 있으며, 연간 수익 7500만파운드 이상을 제시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버풀 레전드 출신인 제이미 캐러거 방송 해설위원은 인권 탄압국인 사우디가 스포츠로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하면서 “실바가 이적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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