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만에 쏟아진 증거···KIA가 김도영을 기다렸던 이유

KIA 김도영이 지난 24일 광주 KT전에서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20·KIA)은 지난해 입단한 고졸 2년차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KIA는 올시즌 김도영을 주전으로, 핵심 전력으로 놓고 시즌을 준비했다.

개막 2연전에서 김도영은 그 이유를 보여주었다.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이틀간 8타수 4안타 1도루 1타점 1득점으로 KIA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입증했다. 그러나 2연전의 두번째 경기에서 발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회복하는 데 최대 4개월이 걸리리라는 진단을 받았다.

올시즌 김도영은 이를 악물고 준비했었다. 고졸 특급 신인 내야수로서 ‘제2의 이종범’이라고까지 불리며 시범경기 타격왕에 오르는 태풍과 함께 출발했으나 정규시즌에서는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적응기를 거쳤기 때문이다. 올해도 내야 경쟁이 뜨거운 KIA에서 김도영은 “내 자리를 만들어 차지하겠다”고 각오하며 스프링캠프에서도 가장 많이 치고 뛰며 시즌을 준비했다.

또 부상을 당했지만 김도영은 꺾이지 않았다. 예정보다 일찍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도영은 놓친 석 달을 채워넣겠다는 듯이 돌아오자마자 맹타를 쏟아내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곧바로 광주 KT전에 선발 출전했고 5타수 2안타에 1도루 1득점으로 몸을 푼 뒤 24일에는 2루타 2개를 때려내며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KIA는 김도영을 계획보다 일찍 1군으로 호출했다. 김도영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빠른 발이다. 발가락을 다쳤던 김도영은 2군에서 실전을 시작한 이후에도 주루나 수비시 베이스를 밟고 돌 때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주전 2루수 김선빈이 최근 부상으로 이탈하자 KIA는 복귀 준비 중이던 김도영을 2루수로 기용할 계획도 세웠다. 이에 수비 준비 기간을 더 두고자 했으나 실전을 시작하자마자 김도영의 타격감이 절정을 찍었다.

퓨처스리그에서 20일부터 롯데 3연전에 출전했던 김도영은 10타수 6안타 4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20일에는 2루타와 3루타로 2안타, 22일에는 홈런 2개를 한꺼번에 때리자 KIA는 예정을 바꿔 23일 김도영을 1군으로 등록했다.

KIA는 최근 타선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22일 한화전에서는 0-1로 지는 등 1승 뒤 2패를 당했다. 김도영은 장점은 활기찬 플레이다. 적극적으로 치고, 치고 나가면 언제든 달려 작전이 가능한 타자다. 함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나성범이 장타로 안정감을, 김도영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2일 끝난 대전 한화 3연전과 23일 시작된 광주 KT전 사이 KIA 타선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23일 KT전에서는 1회말 1번 타자 김도영이 안타로 나간 뒤 도루, 3번 이우성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올렸다. 24일에는 1-1로 맞선 5회말 2사 2루에서 김도영이 우중간 2루타로 균형을 깼고 KIA는 4-1로 승리했다. 상위타선의 김도영이 치고 나가면서 KIA 타선의 흐름이 뻥 뚫리기 시작했다.

김도영은 복귀해서 3루수로,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도 없고, 경험이 많지도 않아 딱히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2년차지만 왜 KIA가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렸는지 김도영은 불과 2경기 만에 보여주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