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 유입으로 초고령화·인구 감소 정면돌파”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2023. 6. 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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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모든 사업, ‘지방 소멸 대응’에 초점”
“앞산공원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 젊은 도시 견인”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고령화와 낮은 재정자립도, 인구 감소. 대구광역시 남구를 관통하는 고질적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숙원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2018년 취임 이후 2022년 재선으로 구정(區政) 5년째를 맞은 현재까지 세 가지 숙제 해결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미 초고령화로 접어든 대구 남구에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앞산의 관광벨트화와 재개발·재건축 등 정주 여건 개선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관계 인구' 개념을 도입해 스치는 인연을 정착인구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관계 인구란 실거주와 관계없이 상품 구매, 관광, 출장 등으로 남구 지역과 인연을 맺고 있는 인구를 말한다.

세수 증대 등 재정 확충을 위한 행보도 눈에 띈다. 조 구청장은 재선 남구의원에서 대구시의원을 거쳐 재선 남구청장에 당선된 풀뿌리 행정가다. 밖으로는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6월12일 젊은 남구 건설에 매진하고 있는 조재구 구청장을 찾았다.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대구 남구청

"앞산은 남구에 젊은 피 불어넣는 중요 자원"

재선 1년을 포함해 구청장으로 5년을 보냈다. 지난 임기를 돌아본다면

"재선 첫 달 앞산 빨래터공원과 하늘다리 준공을 시작으로 민선 8기의 지난 1년도 힘껏 달려왔다. 남구의 고질적인 취약점이었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의 실마리가 잡히고 있다. 한때 남구 인구가 30만 명을 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도심 외곽 개발이 시작되면서 인구는 15만 명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이 문제는 먼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초선이던 2018년부터 지금까지 총 5360세대에 대한 공사가 완료돼 입주를 마쳤다. 내년 말까지는 2626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재 86곳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이 끝나면 정주 여건이 개선된 약 1만5000세대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인구도 증가하리라고 본다."

고령화는 남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차별화 정책이 있는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의 17.5%다. 20% 이상이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 걸로 본다. 남구는 노인 인구가 이미 25%를 넘어 대구시 8개 구·군 가운데 서구와 1·2위를 다투는 현실이다. 2022년 기준 전국 평균이 18.43%라는 통계로 심각성을 대변하겠다. 우선 세대별 맞춤형 복지와 문화관광 사업과 연계한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 중이다. 점차 늘어나는 1인 노인가구에 맞춰 '일사천리 복지기동단'을 가동해 노인 우울감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옛 달성군 교육지원청 자리에 총사업비 70억원을 들여 '시니어행복센터'도 문을 열었다. 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을 배운다. 특히 시니어 공유형 일자리, 바리스타 체험관 등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도 마련해 드리고 있다."

최근 남구가 다양한 볼거리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앞산공원이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지난 5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영남권 최대 캠핑 전문 박람회 '2023 대한민국 캠핑대전'에서는 남구의 관광지가 ′최우수 콘텐츠상'을 받았다. 새 단장을 한 앞산의 전망대와 해넘이전망대, 하늘다리뿐만 아니라 반려견 놀이터와 함께 곧 개장할 해넘이캠핑장 등이 그것이다. 또 앞산의 동과 서를 이을 앞산관광모노레일은 대구 도심 속 힐링의 장소이자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특히 앞산 문화·관광 일자리 플랫폼을 통해 앞산권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관광자원의 벨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곳을 대구 최고 시설을 갖춘 공연장과 가변형 컨벤션, 대형 전시장과 주차공간 등을 두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도 있다. 앞산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구에 젊은 피를 불어넣는 중요한 자원이다."

캠프워크·캠프조지 등 미군기지 반환이 지역의 큰 관심사인데. 

"남구에 미군기지가 특히 많다. 캠프 워커·조지·헨리가 앞산과 함께 차지하는 면적은 남구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이다. 지난 70여 년간 이곳 미군부대로 인해 남구 발전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실제로 2년 전, 100년 만에 캠프워커 담장을 허물었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시간이 멈춰있던 대구3차순환도로의 캠프워커 동서편 담장 1300여m에 대한 완전개통이 가시화됐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또 이곳에 대구 대표 도서관도 지어 문화 인프라를 강화할 생각이다. 캠프조지 등 다른 미군 부지 반환 문제는 남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시와 국방부, 지역 국회의원, 주한미군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노후한 구청 청사 건립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남구청 청사는 협소하기도 하지만 60년 가까이 지난 학교 건물이어서 노후화가 매우 심각한 상태다. 16년 전에 보수와 보강을 거치긴 했지만 지금도 공무원들이 불편하고 불안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건립기금도 720여억원 정도 조성돼 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청사가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2년 10월1일 열린 '제27회 대덕제 대구 앞산축제' 개막식 ⓒ대구 남구청

"기초 지방정부 목소리 대변에 최선 다할 터"

"도와주십시오." 조 구청장이 2020년 대통령에게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한 발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현재 남구의 살림살이는 어떤가.

"올해 남구의 재정자립도는 10.63%로 2018년 9.48%에 비해 미미하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구청장으로서 현재 재건축 등 개발사업을 통해 세수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남구는 열악한 재정에도 부채가 하나도 없는 지자체다.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과가 바로 건전한 살림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지방교부세율을 현행 19.24%에서 22% 이상으로 올리는 데도 힘을 쏟겠다. 특히 자치구에는 지방교부세 직접 교부, 사회복지비 국고 보조율 확대 등에 노력하겠다."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대표회장이다. '지방시대'를 여는 책임이 남다를 것 같다.

"지난 한 해 전국적으로 인구가 12만 명이나 줄었다. 이 상황에서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 수도권에 대기업 본사와 계열사 75%가 있고, 카드결제의 72%가 이뤄지고 있다. 젊은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도 기피하고 서울로 향한다. 대한민국의 지방은 지금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진정한 '지방시대'를 위해 우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와 열악한 재정 상태에 처해 있는 기초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민선 8기 임기 동안 꼭 이뤄야 할 과제가 있다면.

"이번 민선 8기 모든 사업이 '지방 소멸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모든 지자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기존 인구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남구는 '관계 인구'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 인구가 결국 '정착 인구'로 귀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앞산의 관광벨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초역세권 아파트, 행정복합타운,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으로 거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겠다. 한국매니페스토운동본부 공약 이행률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SA등급을 받았다. 앞으로도 약속을 잘 지키는 구청장이 되겠다. 구민들에게 약속한 사업을 잘 챙겨 대구 남구를 전국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구로 만드는 데 700여 공무원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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