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수놓은 스즈키 아이리, “팬과 노래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아”

안진용 기자 2023. 6. 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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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스즈키 아이리

"코로나19를 거치며 노래와 팬 여러분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됐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걸그룹인 큐트와 아이돌 유닛 보노 출신인 스즈키 아이리는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무대에서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2003년 데뷔한 후 15년의 걸그룹 생활을 마치고 솔로 가수로서 성공적인 필모그래프를 써내려가고 있는 스즈키 아이리의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피날레였다.

스즈키 아이리는 24일 일본 오사카 NHK홀에서 20주년 콘서트 ‘마음의 소리’ 마지막 공연을 진행했다. 각각 4000명씩 총 두 차례, 이 날에만 무려 8000명을 동원했다. 앞선 요코하마 공연까지 포함하면 1만 명에 육박한다.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와 함께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스즈키 아이리는 ‘아이덴티티’(IDENTITY)와 ‘렛 더 쇼 비긴’(Let the Show Begin)으로 ‘마음의 소리’ 공연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동시에 ‘굿 나잇’(Good Night)로 오프닝을 마무리했다. 공연 시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은 "즐겁습니까?"라는 스즈키 아이리의 물음에 "네∼!"라고 화답하며 연신 야광봉을 흔들었다.

이 날 공연이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스즈키 아이리가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과 마주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들도 보였지만, 대다수는 마스크를 벗고 스즈키 아이리와 대면했다. 스즈키 아이리 역시 그런 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려는 듯 정성스럽게 그들을 바라봤다.

스즈키 아이리는 "오늘 20주년 콘서트 투어가 마무리되는데 여러분들의 표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팬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 날 스즈키 아이리는 무려 25곡을 소화했다. 게스트 한 명 없이도 음정, 박자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홀로 무대를 꽉 채웠다. 간혹 자리에 앉아 있는 관객이 눈에 띄면 "제대로 안 뛰고 계신 걸 제가 다 보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며 "다 함께 뛰자"고 제안했다.

가수 스즈키 아이리

스즈키 아이리의 공연장은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었다. 20년 전 스즈키 아이리의 데뷔를 함께 했던 10∼20대 팬들이 이제는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그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그 자녀들 역시 이제는 스즈키 아이리의 팬이 됐다.

공연 막바지 스즈키 아이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노래와 활동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여러분을 볼 수 없는 그 시기를 겪고 나니, 무대와 노래가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가 이 길을 택한 것은 틀리지 않았다"면서 "여러분의 응원을 듣고 있으니 과거 그룹 멤버들과 함께 다시 무대 위에서 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제게는 어떤 후회도 없다. 그룹 시절의 노래까지 모두 들려드리면서 팬들과 함께 앞으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2시간에 걸친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로 퇴장했던 스즈키 아이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가 다시 등장할 때까지 팬들은 "앙코르"가 아니라 친근하게 "스즈키 아이리~!"라고 그의 이름을 외쳤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팬들과 다시 마주한 스즈키 아이리는 ‘키스 키스 키스’(Kiss! Kiss! Kiss!)와 ‘스타트 어게인’(Start Again)을 앙코르 곡으로 선사하며 이번 공연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스타트 어게인’을 마지막 곡으로 선택한 것은 20주년 공연을 마무리한 그가 또 다른 20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한편 지난해 6월 20주년 콘서트를 시작한 스즈키 아이리는 그동안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센다이, 홋카이도 등 일본 전역을 돌며 공연을 진행했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스즈키 아이리 LIVE 2023-마음의소리’는 향후 온라인 공연으로도 즐길 수 있다. 7월14일(금) 17시부터 7월30일(일) 21시까지 관람권이 판매되며, 스트리밍 기간은 7월22일(금)19시부터 7월30일(일) 24시까지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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