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혜선의 시스루] 심상치 않다···'악귀', 올여름 공포 물들인 토속 미스터리 탄생

현혜선 기자 2023. 6. 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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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연출 이정림)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세)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

구산영에게는 악귀가 붙어 있다.

'악귀'는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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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BS 금토드라마 '악귀'
민속학 결합한 한국형 오컬트물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 신작
[서울경제]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악귀' 스틸 / 사진=SBS

'악귀'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시청률 9.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시작한 작품이 2회 만에 10%대 시청률을 돌파한 것이다.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까지 SBS 금토극 흥행을 잇는 드라마의 탄생이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연출 이정림)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세)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 옥상에서 뛰어내려 생을 달리한 현우 귀신을 본 구산영과 염해상은 함께 탐문에 나섰다. 이들은 서류상에 등록되지 않은, 현우의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동생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걸 확인한다. 이들은 무사히 아이를 구출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구산영에게는 악귀가 붙어 있다. 아버지의 유품인 댕기를 받은 순간 악귀가 구산영에게 들어갔기 때문. 악귀는 구산영의 몸을 빌려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염해상은 꾸준히 구산영에게 경고했고, 악귀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곁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었던 구산영은 염해상과 함께 악귀를 쫓기로 결심했다.

'악귀'는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시리즈 등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한 김 작가가 이번에는 토속적인 민속신앙이 결합된 '악귀'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작품은 한국형 오컬트 장르다. 서양에서 주로 다뤘던 주로 다뤘던 주술이나 유령이 오컬트 물의 정의다. 김 작가는 여기에 한국의 진한 색깔이 담긴 민속학을 결합시켜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댕기, 조상신 등 민속적인 소재가 등장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악귀' 스틸 / 사진=SBS

장르는 오컬트지만, 작품 전반에 깔린 건 청춘의 아픔과 성장이다. 구산영은 집안에서 가장 역할을 하는 취업 준비생이다. 낮에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공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구산영이 하는 아르바이트는 보통 대리운전, 이삿짐 나르기 등 고된 작업이다. 주변에서 무시를 당하는 그의 아픔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구산영의 아픔을 이용하는 게 바로 악귀다. 악귀는 구산영과 엄마의 전 재산을 가져간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처단하고, 이삿짐 아르바이트 중 인형을 찾아달라고 떼신 아이의 인형을 칼로 긋는다. 이는 구산영 내면 깊숙이 자리한,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검은 욕망이다. 욕망을 먹고 자란 악귀가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만하다.

'악귀' 스틸 / 사진=SBS

염해상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은둔형 외톨이인 염해상은 민속학 교수다. 악귀에 의해 어머니를 잃은 그는 악귀를 처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구산영에게 붙은 악귀를 떼어 낼 중요한 키로 작용할 예정이다. 염해상 역시 구산영과 사건을 해결하면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에 만나는 제대로 된 공포물의 탄생이다. 순간순간 등장하는 악귀의 섬뜩한 미소, 문을 여는 순간 들어오는 악귀는 존재감, 그리고 어쩌면 악귀보다 더 무서울 사람들이 있다. "귀산 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구산영의 대사에서 엿볼 수 있듯이, 자신의 아이들을 학대하고 죽일 생각까지 하는 부모의 모습은 악귀 그 자체다.

김태리의 1인 2역 연기는 작품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구산영일때는 아픈 청춘의 얼굴이었다가, 악귀로 변신했을 때는 소름돋기 그지없다. 순식간의 변화를 디테일한 표정으로 표현한 김태리의 눈빛이 앞으로 어떤 걸 전달할지 기대를 모은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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