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헌 라이엇 APAC e스포츠 총괄 “일본 팬 관심 놀라워…한중일 대결 재미있을 것”
오상헌 총괄은 25일 대회가 개최 중인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국내 미디어들과 만남을 갖았으며,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APAC 지역에서의 발로란트 e스포츠의 현황과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오상헌 총괄이 인터뷰를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VCT가 시작되며 중국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혹시 출시 시점에 퍼시픽에 추가시키거나 별도 지역으로 편입, 또는 독자 운영 등 다양한 방안 중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APAC 총괄을 하고 있지만 제 담당 지역 중 중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중국의 발로란트 계획에 대해 아는 부분이 많지 않아 추후 발표 내용을 참조해야 할 것 같다. 분명 발로란트 게임이 론칭되면 e스포츠도 그에 맞춰 본격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퍼시픽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연초에 ‘록인 상파울루’ 대회에서 글로벌 발로란트 총괄이 중국이 네번째 국제 지역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긴 했다.
e스포츠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데 LoL과의 자기시장 잠식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둘 다 잘되면 좋다고 생각하며 특별히 자기시장 잠식을 걱정하진 않는다. 두 게임 간의 팬 층이나 유저 층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발로란트 즐기시는 분들이 더 어린 세대가 많아서 오히려 팬덤 확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oL e스포츠로 쌓인 노하우와 교훈을 바탕으로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기에 두 생태계가 균등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발로란트 개발하고 출시할 즈음이 LoL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점인데 다른 성격의 게임이더라도 차세대 e스포츠 대안으로 미리 기획하고 개발이 진행된 것은 아닌가?
저희가 발로란트를 준비하면서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LoL e스포츠가 시들해졌을 때를 노린 것은 당연히 아니다. 출시 앞두고 있을때 VCT라는 e스포츠 생태계 기획했고 그때 저희가 이 게임으로 생태계를 잘 구성하면 LoL 못지 않게, 아니면 그 이상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LoL e스포츠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이나 교훈을 바탕으로 발로란트 e스포츠 생태계를 잘 만들었다 생각하며 짧은 시간에 성과가 나오고 있다 본다.
국제 리그 창설 뒤 첫 마스터스 대회를 도쿄에서 개최한 배경은?
우선 저희가 팬데믹 기간 동안 레이캬비크 등에서 대회를 개최했으며,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장소를 찾다 보니 마스터스 대회 장소로 도쿄가 결정됐다. 일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 시장이 2배로 뛰어오를 만큼 e스포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이며 발로란트의 경우 전체 시청자 수나 유저 수 대비 시청자 수가 퍼시픽 리그서 가장 높은 국가다. 그만큼 열의가 높은 곳으로 생각해서 처음으로 팬들과 만나서 다양한 경험 제공한다는 목적에 적합하다 생각했다.
일본에서 발로란트의 폭발적 인기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감사하게도 저희의 게임이 일본 커뮤니티에서 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FPS 장르 신작이 공개되며 론칭 당시부터 유명 스트리머 분들이 저희 게임을 즐겨 주셨고 이것이 커뮤니티에 큰 재미로 다가온 것 같다. 이런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레이캬비크에서 제타 디비전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새벽 시간 열린 대회임에도 높은 시청률이 나왔다. 일본 팬들께 국제 대회서 자국 팀이 처음으로 좋은 성적 거두면서 가능성을 보여드린 것 같고 그 다음날 국영 방송에 뉴스에 나올만큼 큰 이슈가 된 것이 더해지며 발로란트의 새로운 성지로 거듭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 일본 팀이 출전하지 못한 상황서 흥행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저희가 APAC으로 조직 단위가 바뀌고 e스포츠도 묶어서 운영하면서 목표로 한 비전이 APAC 지역 내 수많은 나라와 언어가 섞인 가운데 어떤 국가의 팀이 국제 대회를 나가더라도 팬들이 국가를 넘어 APAC 지역의 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저도 이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DRX와 페이퍼 렉스를 다들 홈팀처럼 응원하는 것을 보며 충분히 의미가 있다 생각했다. 일본 팀이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반대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에서의 가능성을 봤다.
혹시 첫 해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성장에 관련된 수치는 아직 저희가 국제 리그를 론칭한지 몇 달 안되어 시청자 수나 여러 지표를 공개할 정도까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분명 저희가 보기에는 생각보다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이와 관련된 자료가 공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로란트 e스포츠의 열기가 한국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한국이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만 발로란트를 플레이하는 유저 분들이 많아지면서 저희는 가능성이 더 있다 생각한다. 첫 퍼시픽 대회의 도시를 한국으로 정했고 활동이 누적되며 즐기는 사람과 e스포츠 시청자의 상관 관계가 높아지리라 생각해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언젠가 껑충 뛰어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본 시장에 많은 e스포츠 게임들이 도전했지만 발로란트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둔 게임은 발로란트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APAC 총괄 입장에서 라이엇 게임즈가 보는 일본 e스포츠 시장의 특징은?
일본에 대해 콘솔이 중심이고 피시 게임의 불모지 같은 인식은 분명 있었지만 저희 발로란트 이스포츠 외에도 LoL도 좋은 추세로 성장 중이어서 복합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 게임 특성이나 스트리머 관심이 컸고, 동시에 e스포츠를 어떤 회사보다 오래 해왔기에 라이엇 게임즈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본다. 일본 팀이 하나도 없음에도 이번 마스터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이 놀라운데, 게임을 관람하는 것은 물론, 상품 구매를 하기 위해 3시간 이상의 시간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보면 e스포츠의 또 다른 미래가 보이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한 일본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책임자 입장서 두 게임 모두 끌고 가야 하는데 어느 정도 성격 규정하고 끌고가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두 게임간 성격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발로란트가 나오면서 라이엇 게임즈가 조직을 개편했다. 그 전에는 게임이 하나뿐이어서 역할에 따라 조직을 구성했다면 이제는 복수의 게임이 나오면서 각 게임 제품을 총괄하는 책임자와 e스포츠 총괄 책임자가 따로 있으며, 각자의 의사 결정을 서로 존중하는 편이다. 다만 해당 조직의 규모는 제한적이고 나머지는 공통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이기에 게임 특성 다르게 보고 다른 전략을 결정하기 보다 각 제품의 리더, e스포츠 리더가 모여서 최고의 의사 결정을 내리면 저희가 그 전략을 최대한 같이 잘 지원하고 운영하도록 설계한다. 즉 저희가 먼저 결정하기 보다 각 게임 쪽의 결정을 실행에 옮김에 있어 최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형태다.
전통적으로 e스포츠에서는 한-중 라이벌 구도가 지속됐는데 일본이 올라왔을 때 한-일전도 기대할 수 있을까?
한국 사람들이 한-중 구도보다 좋아하는 것이 한-일 구도인 만큼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지금 분위기를 봤을 때는 한-중-일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생각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이야기 중이다. 한국은 DRX과 T1, 특히 T1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놀라고 있으며, 일본은 로스터 개편 이야기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만큼 성적이 올라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중국에 발로란트가 공식 론칭되면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김형근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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