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아기 11년간 98명… 대부분 친모가 생후 24시간내 살해

▲ 한 병원의 신생아실에서 사용되지 않는 침대에 덮개가 씌워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 냉장고 영아 2구 시신 사건’, ‘서울 생후 15개월 김치통 유기 사건’ 등 영유아 유기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베이비박스가 존재함에도 구조되지 못하고 살해된 아기의 수가 최근 11년간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사기관에 적발된 경우만 해당되는 것으로 출산 여부조차 알 수 없는 병원밖 출산 등에 따른 아동피해는 집계되지 않은 수치다.

25일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에서 영아살해는 총 98건 발생해 이 가운데 91건의 범인이 검거됐다. 영아 살해미수 9건의 범인도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김성희 경찰대학 교수 등의 ‘한국 영아살해 고찰’ 연구에 따르면 2013년∼2020년 영아살해죄로 선고된 1심 판결문 46건을 분석한 결과에 가해자 46명은 모두 생물학적 친모였다.

가해자 나이가 기재된 판결문 중 미성년자 8명을 포함해 만 24세 미만이 11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산모의 평균 연령이 32.9세(2019년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영아살해 가해자의 나이는 평균보다 나이가 어린 것으로 추정된다.

생부가 누구인지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전체의 41%(19명)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생부를 안다고 하더라도 이미 관계가 파탄에 이르거나 불륜관계로 함께 양육할 수 없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이 가운데 분만 직후 24시간 이내의 신생아를 살해한 사례는 40건(87%)에 달했다.

판결문에서 분류된 영아살해의 동기(중복 집계)로는 혼전 임신해 주변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살해한 경우가 40건(87%)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양육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따라 살해한 경우는 34건(74%)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