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냉장고 영아시신’ 증거분석 주력… 내주 친부모 조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자녀 2명을 출산직후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온 30대 친모의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친부의 범행 가담 여부 등 사건의 자세한 윤곽이 다음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피의자 A씨에 대한 구속 후 첫 조사를 다음주초 진행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체포된 뒤 이뤄진 1차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한 이후 이틀 뒤인 23일 구속됐다. 다만 현재까지 별도의 추가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증거에 대한 분석을 주말 동안 마무리한 뒤 그를 다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A씨 남편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남편은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가 임신한 사실은 알았지만,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고 낙태했다고 해서 믿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첫번째로 살해한 넷째 딸을 출산하고 퇴원할 때 퇴원 서류에 남편 서명이 기재된 점 등 남편의 기존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A씨는 2018년 11월 넷째딸, 2019년 11월 다섯째 아들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각각 집과 병원 근처에서 살해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집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온 혐의를 받는다.

한편 화성 영아 유기 사건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 피의자 B씨는 18세였던 2021년 12월25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여아를 출산한 뒤 아기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딸을 데려가겠다는 사람을 찾게 돼 출산 8일만인 이듬해 1월2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성인남녀 3명을 만나 아기를 넘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B씨와 아기 친부가 함께 살고 있지 않지만 B씨가 아기를 넘겼던 당시 친부가 동석해 유기 상황을 지켜본 사실을 확인하고 아동 학대 유기 방조 혐의를 적용해 친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