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박보영 '캐스팅 어필' 하게 만든 '이병헌 존재감'

조연경 기자 2023. 6. 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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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과 엄태화 감독이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대박이다"를 증명할 시간만 남았다.

8월 9일 여름 시장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가 지난 21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프로모션의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이 날 현장은 흡사 '코너 속의 코너'처럼 작품을 이끈 이병헌에 대한 감독과 배우들의 애정과 존경심으로 뒤덮여 이목을 집중 시켰다. 어엿한 주연 배우 박서준과 박보영을 먼저 움직이게 만든 존재감은 '헌비어천가'를 부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이번 작품에서 이병헌 주민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으로 분해 대작 프로젝트 선봉에 섰고, 박서준은 가족을 지키는 것이 단 하나의 목표가 된 민성, 박보영은 재난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명화 역을 맡아 부부 호흡을 맞췄다.

공개 된 스틸만으로 '진짜 이병헌은 어쩔 수 없는 이병헌이다'라는 감탄을 절로 터지게 만든 이병헌은 영탁 캐릭터 비주얼에 대해 "금치산자 같은 느낌도 든다"며 웃으면서도 재난을 넘어 '휴먼'을 담아낸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표했다. 그리고 박서준과 박보영은 이러한 이병헌이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박서준과 박보영에 따르면 두 배우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진의 캐스팅 러브콜을 받기 전, 작품의 존재를 알고 먼저 출연 가능 여부를 파악했다. 시나리오를 쌓아 놓고 골라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두 배우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 시나리오, 그리고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 지은 이병헌은 이 작품에 꼭 참여해야만 하는 동기 부여가 됐다. 이병헌을 잡은 엄태화 감독에게는 굴러 들어온 박서준·박보영이 아닐 수 없다.

박서준은 "작품도, 캐릭터도 그간 내 전작들과는 굉장히 결이 다른 느낌이다. 많은 감정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 흥미로웠다"며 "근데 내가 이 작품을 '꼭 하고 싶다' 느꼈던 이유는 워낙 팬이었던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사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나에게 먼저 제안이 온 작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작품의 존재와 이병헌 선배님의 합류를 알고 강하게 출연하고 싶은 마음을 어필했다"고 털어놨다.

박보영도 5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택한 것에 대해 "우연히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소속사) 대표님께 '이거 너무 하고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지 여쭤봐 달라'고 부탁했다. 근데 대표님께서 조심스럽게 '이거 병헌이 형도 할 수 있어'라고 하시더라. 나도 서준 씨와 같은 마음으로 그렇다면 더욱 '꼭꼭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로서 다른 장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컸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과 엄태화 감독이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그렇다면 현장에서 만난 이병헌은 어땠을까. 결과로 보이는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 이전의, '촬영장에서의 이병헌이라는 선배이자 배우가 너무 궁금했다'는 박서준은 "선배님은 한 컷 한 컷에 대해서 뭔가를 계속 고민하고 계시더라. 엄청 유연한 모습도 신기했다. 촬영장 가는 게 매일 신났다. 내가 선배님들과 작품을 한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옆에서 지켜 본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배울 점이 됐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박보영은 디테일한 에피소드도 꺼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이상한 기합 소리를 낸다'는 한 줄의 지문이 있었다. 근데 그 지문에 대해 병헌 선배님이 상상도 못한 연기를 하더라. '우와 이런 지문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말한 박보영은 "감독님이 '다른 버전이 있을까요?' 하면 '아 그럼요' 하면서 또 하고 또 하고 여러 버전의 연기를 즉석에서 해내시더라. '선배님은 100가지 버전을 준비 하셨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느 날은 선배님이 분노에 차오르는 눈빛 연기를 해야 했다. 방금 전까지 같이 앉아서 엄청 신나게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선배님 이제 오실게요' 하는 스태프 분들의 부름에 바로 가서 연기를 하셨다. 난 그 때 선배님이 눈을 갈아 끼운 줄 알았다. 진심으로 '내가 10초 전에 봤던 눈은 저 눈이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변할 수 있지?' 생각했다. 내 스스로 굉장히 작아지고 작아지는 날들을 경험했다"고 놀란 마음을 고스란히 표했다.

하지만 정작 이병헌은 "고함 신 같은 경우는 내가 이번 영화를 통틀어 제일 확신도 없고 어려운 연기였다"며 "'감독님께서 어떤 의도로 썼을까' 고민하면서 현장에서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었던 장면이다. 그럼에도 확신 없이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자' 생각하고 한 것이라서 더 다양하게 나왔던 것 같다"는 겸손한 해명을 곁들여 천생 배우의 모습을 엿보이게 했다.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과 엄태화 감독이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김선영은 이병헌 팬클럽 저리 가라 정도로 기승전 이병헌 찬양을 더했다. "이병헌 선배님이 한다고 해서 출연 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속내를 언급한 김선영은 "근데 정말 언제 만날지 모르는데, 이게 마지막일 수 있지 않냐"며 "작품 속 부녀회장과 영탁의 관계가 비슷하기는 한데 촬영할 때 나 역시 '저렇게 망가져도 잘생겼구나' 생각했다. 선배님 앞에서는 특별히 연기를 안 해도 될 것 같더라. 그런 에너지는 처음 느꼈다"고 감탄했다.

이 모든 캐스팅을 현실화 시킨 엄태화 감독은 "'이병헌 선배를 잡으면 좋은 배우 분들이 오지 않을까' 나도 생각했다. 전략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선배님이 먼저 중심을 잡아 주시면 또 좋은 배우 분들을 모시기에 내가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염두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박서준이 진짜 한다고? 박보영이 한다고?' 놀랐던 것도 맞다. '대박이다'를 외칠 만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뿌듯해 했다.

결국 이병헌은 "나를 가지고 약 올리려 하는 것 같다"며 장난스런 볼멘소리를 터뜨리기도 했지만,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거나 공감하지 않을 이들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병헌은 역으로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남기며 "여기 배우들과 처음 만나 연기했는데 놀라기도 했고 배운 것도 많다. 우리 뿐만 아니라 아파트 내 주민들로 출연한 배우들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고 다독였다.

또 "무엇보다 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한다'고 결정 내렸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 위에 좋은 배우들이 연기 한다면 당연히 봐야 할 작품, 볼만한 작품이 완성되는 것 아닐까 싶다. 자신 있게 '기대해 달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이병헌이 자신하고, 이러한 이병헌을 믿고 따른 배우들이 함께 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재난을 품은 휴먼 블랙코미디 장르 영화로 올해도 치열할 여름 시장스크린에 한 획을 그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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