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4세대 나이스' 개통하자마자 오류…원인 규명하고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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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4세대 나이스(NEIS)'에서 크고 작은 오류가 속출하면서 교육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나이스는 학교, 교육청 등 교육기관의 행정 업무를 전자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2002년 첫 도입 이후 이번까지 세 차례 개편됐다.
4세대 나이스는 고교학점제 도입, 교육과정 개편 등을 반영해 기존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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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새로운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4세대 나이스(NEIS)'에서 크고 작은 오류가 속출하면서 교육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나이스는 학교, 교육청 등 교육기관의 행정 업무를 전자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2002년 첫 도입 이후 이번까지 세 차례 개편됐다. 그런데 4세대 나이스는 지난 21일 개통 직후부터 접속 자체가 이뤄지지 않거나 로그인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보고됐고 급기야 시험 정보를 출력하려고 했더니 다른 학교의 시험 정답이 인쇄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경기 지역 중·고등학교에서만 비슷한 오류 신고가 최소한 일곱 건 접수됐다. 엄격한 보안이 요구되는 시험 답안이 엉뚱한 곳으로 유출됐다는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교육부는 문제가 된 문항 정보표 출력 기능을 정지하는 한편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시험 문항과 답지 순서를 바꾸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미 기말고사가 한창인 학교에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사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시험 문제를 고치고 있다는데 이런 혼란 속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지도 걱정이다.
무엇보다 도입 시점이 문제다. 교육부는 오는 9월부터 대입 수시전형이 시작되는 학사 일정상 시스템 전환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기말고사가 있고, 1학기 성적도 입력해야 하는 학기 말은 교사의 업무 부담이 부쩍 가중되는 때이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2일 교사 1천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7.1%는 4세대 나이스의 개통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겨울 방학 기간을 활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새 시스템을 왜 굳이 교사들이 가장 바쁜 기간에 서둘러 개통했는지 의문이다. 몇 개월도 기다리지 못할 만큼 현재의 3세대 나이스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응답자의 89.2%는 4세대 나이스가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3세대 나이스보다 오히려 시인성이 떨어지고, 출결 관리도 복잡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학생 성적 관련 기록도 새 시스템으로 제대로 이관되지 않았다고 한다. 교사들 사이에서 '4세 나이스', '마이너스 4세대'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이다.
3천억원 가까운 많은 예산을 들여 개발한 4세대 나이스가 처음부터 삐걱거리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도외시한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는 지난 4월부터 시험 운영을 통해 오류를 없애고 기능을 점검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이런 과정이 꼼꼼히 진행됐는지도 의심스럽다. 교사들의 94.5%는 4세대 나이스 도입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야당은 정부에 "4세대 나이스 개편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하고 개발과 적용 과정, 예산 집행 현황, 문제 발생 사유에 대해 국민 앞에 투명하게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3세대 나이스가 나온 지 12년이 지났고 그사이 교육 정책에도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던 만큼 새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하다. 4세대 나이스는 고교학점제 도입, 교육과정 개편 등을 반영해 기존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시스템을 조속히 안정시켜 교육 현장의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필요하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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