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8% “내년 최저임금 1만1000원 이상 돼야”
76% “플랫폼노동에도 최저임금 적용해야”
직장인 77.6%는 내년 최저임금이 1만1000원, 40.5%는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4명 중 3명은 플랫폼·특수고용직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14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응답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시급 1만1000원이 3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만3000원 이상(20.8%), 1만2000원(19.7%), 1만원 이하(17.9%)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2000원이 돼야 한다고 응답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올해보다 26.9% 인상된 1만2210원으로 제시했다.
평균적인 노동자가 적절한 삶의 질(어려움 없이 식료품, 임대료, 이자, 교통비 및 기타 필수 청구서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누리기 위해 시간당 얼마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직장인 84.5%는 1만1000원 이상, 직장인 65%는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물가인상으로 사실상 임금이 줄었는지를 묻자 85.6%가 ‘동의한다’고 답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분기 연속으로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이 반영된 응답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4명 중 3명(75.5%)은 법정 최저임금을 특수고용직, 플랫폼, 프리랜서 등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데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최근 미국 뉴욕시는 우버이츠·도어대시 등 애플리케이션(앱)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배달을 하는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직장인 65%는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게 받는 업종을 따로 정하는 ‘하향식 업종별 차등 적용’에 반대했다.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들은 올해 심의 과정에서 지불능력이 취약한 체인화 편의점, 택시 운송업, 숙박·음식점업(일부 제외) 등 3개 업종에 국가 단위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금액을 적용하자고 주장했지만 지난 22일 표결 끝에 부결됐다. 특히 여성(72.0%)이 남성(59.6%)보다 업종별 차등 적용에 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임금 업종에 여성이 많은 만큼 업종별 차등 시 여성 노동자들은 업종 차별, 고용형태 차별, 성차별이라는 ‘3중 차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임금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그 말에 조금의 진심이라도 담겨 있다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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