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홍대·을지로···서울을 일본으로 가져갔다[현장에서]
한국 간 것처럼 K-푸드·드라마 등 즐기는
‘도한놀이’ 체험 공간 중심으로 행사 마련
오세훈 시장 “한국 더 많이 방문토록 노력”
‘넌 나를 원해’ “원해!” ‘넌 내게 빠져’ “빠져!” ‘넌 내게 미쳐’ “미쳐!
동방신기의 노래 ‘미로틱’ 커버댄스에 맞춰 후렴구마다 정확한 응원법이 터져 나왔다. 2009년 발표된 곡에 ‘떼창’을 하며 객석을 채운 680여명은 대부분 일본인 관객들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일본 도쿄 미나토구 포트시티 다케시바 포트홀에서 열린 ‘2023 서울 에디션 인 도쿄’에서 보아 ‘넘버원’, 신화 ‘퍼펙트맨’을 시작으로 카라 ‘미스터’, 엑소 ‘으르렁’, 뉴진스 ‘하입보이’까지 1~4세대 케이팝 아이돌 노래를 관객 모두가 알고 있는 듯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24~25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에서 개최한 ‘2023 서울 에디션 인 도쿄’는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끈 이후 일본 내 한류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행사다.
행사는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이 서울 시내를 ‘도한놀이’(渡韓ごっこ) 콘셉트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 중심이 됐다. 도한놀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늘길이 끊긴 동안 마치 한국에 놀러 간 것처럼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 드라마와 영화, 아이돌 콘서트 영상 등을 보는 놀이를 의미한다.
이들은 서울의 중심 ‘강남’에서 교복을 입고 인생네컷 사진을 찍었다. 맛집이 모인 ‘을지로’에서는 치킨 튀기는 소리와 삼겹살 굽는 소리 등 한식 ASMR이, 한국 음악의 성지 ‘홍대’에는 코인노래방이 마련됐다. 체험 공간을 다녀간 900여명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퍼스널 컬러를 찾고 한국 화장을 배울 수 있는 ‘성수’였다.
가와가츠 사야카씨는 “신오쿠보에서 비빔밥이나 김밥을 먹으며 한국 드라마를 보는 도한놀이를 하고는 한다”며 “강남에 가본 적이 있는데 다음에 한국에 가면 한강에서 농구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체험 행사와 커버댄스가 끝난 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요리사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한강에서 치맥, 청와대 근처 냉면집, 약과와 식혜” 등 추천 음식을 소개했다. 이어 “서울과 도쿄가 자매결연을 맺은 지도 35년”이라며 한강과 남산에 곤돌라, 서울링, 제2세종문화회관 등을 “앞으로 서울에 오면 볼 수 있게 될 볼거리”로 언급했다.
케이팝이 중심이 된 이날 프로그램은 그룹 비투비 무대로 마무리됐다. 비투비 일본공연은 코로나와 멤버들의 입대 등으로 3~4년만에 열린 것이라 전날 저녁부터 현지 팬들이 건물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오 시장은 “최근 루이비통과 구찌가 서울에서 패션쇼를 하는 등 서울은 이미 국제적으로 아주 ‘핫한’ 도시가 됐다”며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일본에 가는 관광객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숫자의 서너 배 차이가 난다”며 “엔저 원인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가는 만큼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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