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석 홈런→바로 삼진…"좀 다운해" 감독 정신교육에 "안 그랬으면 삼진 3번" 너스레

신원철 기자 2023. 6.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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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손호영은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지만 바로 다음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의 1대1 교습을 받게 됐다. ⓒ SPOTV 중계화면 캡처
▲ LG 손호영.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안 들었으면 삼진 3개 먹었을 거 같아요."

LG 손호영이 염경엽 감독의 밀착마크를 받았다.

손호영은 24일 잠실 롯데전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염경엽 감독이 준주전급 선수로 생각하고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눈여겨봤던 기대주인데,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후 70번째 경기에서 처음 1군 경기에 나서게 됐다. 결과는 실책 없이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첫 타석이었던 2회 2사 1, 3루에서 롯데 찰리 반즈의 초구를 당겨 왼쪽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그런데 바로 다음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선두타자로 나와 7구 승부를 벌였지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이 1분 안팎의 '밀착마크'에 들어갔다. 손호영은 그라운드와 더그아웃 바닥을 번갈아 바라보며 "아닙니다"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손호영에게 물었다.

"삼진 먹고 들어왔을 때 제가 아무래도 오랜만에 오기도 했고 그리고 의욕이 너무 앞서서, 감독님이 스윙 봤을 때 '너무 크다. 지금 의욕이 너무 앞서 있다. 좀 다운해라.' 이런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다음 타석부터 삼진 안 먹었던 것 같아요. 안 들었으면 삼진 3개 먹었을 거 같아요."

손호영은 6회 유격수 땅볼, 7회 3루수 땅볼을 치며 타석을 마쳤다. 나머지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지 않은 점에는 안도하면서도, 안타가 하나쯤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 LG 손호영. ⓒ LG 트윈스

- 1군 복귀한 기분이 어떤가.

"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형들이 힘들어 보였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내가 있었으면 형들이 덜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 어떤 마음으로 재활을 했는지.

"불안했다. 또 다치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도 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내가 마냥 오래 재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빨리 낫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재활했다."

- 첫 타석 초구에 홈런을 쳤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호준 코치님이 조언해준 것도 있고, 변화구 타이밍에 맞추라고 말씀해주셨다. 또 친 공을 보니까 가운데 몰렸더라. 실투를 잘 첬던 것 같다. 홈런인 줄은 몰랐다. 가다가 이종범 코치님이 손 내밀어주셔서 넘어갔구나 생각했다."

- 첫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마음이 편했을 것 같다.

"그렇다. 자신감도 생길 수 있고. 안타가 하나라도 더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금 아쉽다."

-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있었는데.

"오늘 전반적으로 운이 좋았다. 땅볼이 와도 바운드가 다 보였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 안에서 타구들이 와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감독의 조언대로)의욕이 앞섰나.

"와서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고, 왔다고 기사까지 떴는데 못 해버리면 어쩌나 싶었다. 한순간에 끝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했다."

▲ LG 손호영이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초구 공략으로 홈런을 날렸다. 24일 경기 결승타였다. ⓒ LG 트윈스

- 주로 2루수로 뛰다가 유격수 백업을 하게 됐다.

"캠프 때부터 (오)지환이 형 백업으로 하고, 주전들 빈자리에 들어갈 생각을 하라고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다. 모든 포지션에서 준비를 했다. 그래도 제일 많이 훈련한 포지션은 유격수다. 그래서 적응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 재활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이름이 언급됐다.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나.

"처음 기사를 봤을 때는 잘해야겠다, 빨리 나아서 올라가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의욕이 넘쳐서 한 번 더 다친 것 같다. 부담감이라는 마음은 갖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구나, 기대에 부응하자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 시범경기 때 타격감도 좋았는데 부상이 왔다(타율 0.375, 2루타 3개).

"그래서 조금 더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도 맨날 관심 못 받다가 관심 받으면 좋다."

- 이제 부상 우려는 다 지웠나.

"솔직히 경기에서는 생각이 안 나더라. 전력질주하고 다 했는데 코치님들이 점수 차가 있으니까 그렇게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코치님들, 트레이닝 파트에서 (나보다) 더 걱정하시는 것 같다."

- 올해의 각오는.

"목표는 똑같은 것 같다. 올해 처음부터 말씀드린대로 형들 자리 잘 메꾸면서 티 나지 않게, 내가 나갔다고 팀이 지지 않게 조용히 뒤에서 백업하고 싶다."

- 너무 소소한 각오 아닌지?!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말이 너무 앞서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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