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사랑해요”..‘아씨 두리안’→‘인생은 아름다워’ 파격 동성애 쓴 스타작가들[Oh!쎈 이슈]
[OSEN=강서정 기자] 그간 드라마에 동성애 소재가 종종 등장하긴 했는데 이번에는 그 수준이 다르다. 보통 비슷한 나이대의 동성 간의 사랑이 그려지는데 ‘아씨 두리안’은 고부 간의 사랑을 다뤄 크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그려 화제가 된 작품은 2010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였다. 훈훈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인생은 아름다워’는 재혼 가정의 화합과 사랑을 밝고 경쾌하게 그려내 25% 가까운 시청률을 얻어냈다.
무엇보다 동성애자 태섭(송창의 분)과 경수(이상우 분)의 이야기를 그려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당시 드라마, 영화 등에서 동성애 소재가 금기시 되는 분위기였는데 김수현 작가가 주말 안방극장에 이를 정면으로 내세웠기 때문.
극 중 태섭이 커밍아웃을 하면서 진정한 가족의 일원이 되는 과정을 그리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손자의 정체성을 알게 된 할머니(김용림)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손자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김수현 작가는 이 동성애를 단순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방편이 아닌, 이 시대에 우리가 꼭 고민해봐야 하는 화두로 제시를 했다. 방송 내내 태섭과 경수를 응원하는 목소리만큼이나 “보기 불편하다” 등 동성애를 미화시켰다는 비난도 있었고 급기야 두 사람의 언약식이 방송되지 않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방송되는 동안 다양한 논란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줬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시작으로 동성애 소재의 드라마들이 방송됐다. 최근에는 ‘안녕 드라큘라’에서 안나(서현 분)가 8년 동안 만난 연인 소정(이청아 분)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 내용이 그려졌고, ‘시크릿 부티크’에서는 위정혁(김태훈 분)의 성정체성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소재로 등장했다. 또한 2021년에는 드라마 ‘마인’에서 김서형이 동성애자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첫 방송된 TV CHOSUN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은 가장 파격적인 동성애를 그렸다. 고부 간의 사랑을 드라마에 담은 것. ‘아씨 두리안’을 집필한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파격 그 자체였다. 귀신에 빙의된 건 기본이고 드라마 ‘신기생뎐’에서 아수라(임혁 분)가 눈에서 레이저 빔을 쏘는 장면으로 지금도 레전드 짤로 회자되고 있다.
집필하는 드라마마다 기괴한 장면과 대사로 비난을 받았던 임성한 작가가 이번에 내놓은 파격은 고부 간의 동성애다. ‘아씨 두리안’은 방송 전 짧은 티저 영상만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며느리 장세미(윤해영 분)가 시어머니 백도이(최명길 분)에게 “어머님 사랑해요, 며느리가 아닌 여자로서요”라고 사랑을 고백하고 백도이에게 입을 맞추듯 다가가는 모습도 담겼다.
요즘 드라마 속 동성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전과는 달라졌지만 고부 간의 동성애는 충격적이다. 그간 드라마에 등장하는 고부관계는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갈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관계인데 ‘아씨 두리안’에서는 고부관계에 동성애를 더했다.
첫 방송에서 장세미가 가족 앞에서 시어머니 백도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백도이는 “무슨 약 먹었어?”라며 당황했고 장세미는 “오직 어머님한테만 향하는 감정이고 느낌이다.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했다.
거기다 장세미는 “지극히 좋아하는 거요. 옛날 표현으로 연모인가요? 안아드리고 싶어요. 저도 안기고 싶고. 못 느끼셨어요?”라는 대사까지 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워낙 충격적인 내용이라 화제가 되고 있는데 임성한 작가가 어떻게 이를 풀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저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소재인 것인지 처음 시도한 판타지 멜로를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TV CHOSUN 제공,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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