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은 지상파 싫어한다? 유튜브로 몰리는 이유
요즘 아이돌은 한 해에도 두 번씩 컴백한다. 잦은 컴백에 활동 기간은 2~3주로 짧아졌다. 공백기에도 갈대같이 흔들리는 팬을 꽉 묶어둘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상파 못 나간다고? 안 나가는 거야!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은 입대 전 개그맨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와 래퍼 이영지의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하 '차쥐뿔’)에 출연했다. BTS 유튜브 채널 'BANGTANTV’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함께하는 자체 콘텐츠 '취중JIN담’ 시리즈도 남겼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그가 유튜브 웹 예능에 출연한 것이다.
지난 5월 약 10개월 만에 컴백한 걸 그룹 에스파도 유튜브를 전격 활용했다. 2주 동안 신곡 활동을 하면서 가수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 'GYM종국’부터 '차쥐뿔’ '동네스타K’ '잇츠라이브’ '릴레이댄스’ '럭키OPPA’ '픽시드-어몽 어스’ '한밤-아이돌 민원실 허실장’ 등 다양한 유튜브 웹 예능에 출연했다. 반응도 좋았다. 멤버 카리나 혼자 출연한 '차쥐뿔’은 3일 만에 조회수 800만을 기록했다.
편한 분위기에서 '잠금 해제’
유튜브 웹 예능의 가장 큰 매력은 콘텐츠 자체에 있다. 유튜브 콘텐츠는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출연자가 촬영을 즐길 수 있다. 팬도 아이돌의 진솔한 모습을 보니 일석이조다.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 'GYM종국-우리 GYM으로 가자’ 코너는 특히 걸 그룹의 출연이 잦다. 김종국이 아이돌에게 운동 자세를 알려주는 형식이라 운동하는 당사자도 그 모습을 보는 팬도 신선하다. 아이브가 출연한 영상엔 "(아이브가) 진짜 신나 보이고 운동 조금 했다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귀엽다" "유행하는 노래 알려주는 여고생과 대세 따라가려 노력하는 체육 선생님 같다" 등 호의적인 반응이 따랐다. 전문 프로덕션을 통해 엔터사가 직접 제작하는 자체 콘텐츠도 알차다. 세븐틴의 'GOING SEVENTEEN’, BTS의 '달려라 방탄’은 팬이 아니어도 찾아보는 아이돌계의 '무한도전’이다. 차곡차곡 쌓인 콘텐츠는 공백기를 채워주고 새로운 팬의 유입도 돕는다.
‘지상파 출연이 곧 앨범 홍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국경 없는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이 K-팝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 이는 6월 2일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 (5-STAR)’의 선주문량만 513만 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스트레이 키즈의 사례에서 드러난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6월 1일 KBS '홍김동전’에 나왔는데, 이는 데뷔 6년 만에 첫 지상파방송 출연이었다. 그들의 소속사는 대형 엔터사 JYP로, 그동안 방송사에서 안 불렀다기보다 안 나갔을 확률이 높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더 이상 볼 콘텐츠가 없다는 이들에게 아이돌 자체 제작 콘텐츠를 추천한다. 출연하는 이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된다. 웃음이 빵빵 터지다 보면 절로 외워질 테니까.
#웹예능 #공백기 #해외팬덤 #여성동아
윤혜진은
아이돌 조상 H.O.T.부터 블락비, 에이티즈까지 마라맛에 중독된 K-팝 소나무다. 문화교양종합지와 패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지금은 '내돈내산’ 덕질 하는 엄마로 살고 있다.
사진출처 유튜브 세븐틴·M2·짐종국 인스타그램 캡처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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