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들에게 설교를, 플랜도 한두 가지가 아냐"…코치 출신답네, 왜 곧장 1군 선발 결단했나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포수들이랑 잠깐 연습 후에 이야기하는데 거의 코치 수준이더라. 설교하고 있더라(웃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이안 맥키니(29)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그만큼 첫인상이 좋았다. 키움은 지난 16일 부상으로 이탈한 에릭 요키시(34)를 방출하자마자 좌완 맥키니와 총액 18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맥키니는 올 시즌 미국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 개스토니아 허니헌터스에서 선수로 뛰면서 투수코치를 겸한 특이한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투구 능력도 능력인데, 분석 데이터를 폭넓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올해 독립리그 성적은 8경기 4승1패, 46⅔이닝, 평균자책점 4.24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홍 감독이 파악한 맥키니는 '학구파'다. 홍 감독은 "포수들이랑 잠깐 연습 후에 이야기하는데 거의 코치 수준이더라. 설교를 하고 있더라"고 말하며 웃은 뒤 "첫인상은 공부를 많이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플랜을 이야기하는데,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을 보니 많이 준비하는 투수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맥키니의 준비성을 믿고 1군 데뷔전 일정도 앞당겼다. 원래는 2군에서 한 경기 정도는 던지고 콜업할 예정이었는데, 맥키니가 23일 일본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입국하자마자 2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선발투수로 곧바로 낙점했다.
홍 감독은 "화요일(20일)에 고양에서 불펜 피칭은 했다. 미국에서 근래 경기에 등판도 하고 와서 지금 선수 몸 상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닝이나 투구 수 제한은 둬야 할 것 같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키니는 첫 등판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몸 상태는 좋고, 내일(25일) 선발로 나간다고 전달을 받고 어제 가볍게 불펜 피칭을 했다. 내일 경기에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구종은 직구와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던진다. 직구가 타자들이 말하기로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보다는 체감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라. 타자를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스타일이고, 볼넷을 내주기를 싫어한다. 마운드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해 공격적으로 투구하지만, 항상 웃으면서 팬들에게 손도 흔들어 주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코치로 지낸 경험을 살려 키움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했다. 맥키니는 "우리 팀이 젊고 어린 팀이라고 들었다. 미국에서 코치를 하면서 항상 야구할 때 새로운 것을 배우려 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려주고 싶기도 하다. 오늘도 (포수) 김동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알려줬다"고 이야기했다.
맥키니의 학구열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노력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이날 선수단과 상견례를 앞두고 온종일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이안 맥키니 입니다. 잘 부탁합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를 반복 연습하며 외웠다고 한다. 선수단 앞에서 준비한 인사말을 해야 한다는 마음에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고. 그는 취재진 앞에서 준비했던 한국어 인사를 한번 더 한 뒤에 "어제 종일 연습했는데 아직도 어렵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맥키니는 한국에서 오퍼가 왔을 때 "큰 기회라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됐지만, 메이저리그 등판 기록은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9시즌 176경기, 49승31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새로운 경험치를 쌓는다면, 미국에서 또 새로운 도전을 할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당장은 요키시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맥키니는 "요키시가 정확히 어떻게 야구를 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여기서 5년을 뛴 건 그만큼 잘했다는 뜻이다. 요키시를 존중한다. 나는 매 경기 등판해서 팀이 승리할 기회를 주고 싶다. 팀이 가을 야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 현재가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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