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반란’ 후 떠나는 프리고진...러 시민과 셀카 찍고 악수까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병력 철수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환호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자신이 접수했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에서 차를 타고 떠났다.
텔레그램에는 철수하는 프리고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프리고진은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러시아 시민들은 환호했다. 이때 한 사람이 다가와 프리고진에게 손을 건네자 차량이 멈췄고, 프리고진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프리고진은 차량이 다시 출발하기 전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 리아 노보스티는 익명의 목격자를 인용해 프리고진이 전투원들과 함께 군 사령부를 떠났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이 병력 철수를 발표한 후 공개적으로 목격된 건 이 영상이 처음이다. 프리고진이 당장 어디로 향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벨라루스로 갈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 그룹의 철수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발표 이후 병사들과 시민들이 거리에서 환호하고, 포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모스크바로 빠르게 접근해오자 긴장감은 크게 고조됐었다. 붉은 광장과 시내 주요 박물관이 폐쇄됐으며, 모스크바 시 당국은 주민들의 통행 자제를 촉구했다. 위험 최소화를 위해 26일은 휴무일로 지정됐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일부 도로에서는 바그너 그룹의 진격을 막기 위해 중장비가 땅을 파헤쳐 도로를 끊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크렘린궁과 바그너 그룹이 한발씩 물러나면서 반란 사태는 24시간 만에 극적으로 해결됐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로의 병력 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프리고진은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유혈사태를 피하려고 병력에 철수를 지시했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이 취소될 것이며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전선에서 용감히 싸운 점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과 프리고진은 20여 년간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해오던 사이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협상 결과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다만 협상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유혈 사태를 피하는 게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이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거래로 러시아 국방부에 인사이동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러시아 헌법에 따라 최고사령관(푸틴)의 고유한 특권이자 권한”이라며 “따라서 벨라루스 대통령과 프리고진과의 접촉 과정에서 군 인사에 관한 주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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