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여름 도시 점령한 ‘작은 나팔꽃’ 페튜니아[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정충신 기자 2023. 6.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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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여름 화초…여름 도심의 지배자
아르헨티나 원산지…교배로 색깔 무늬 등 다양해져
애기담배풀…잎이 담배잎처럼 끈적거리고 냄새 나
강인한 생명력, 공해에도 강해 …처여름부터 꽃 오래 지속
페튜니아는 전세계에서 여름 도심과 도로변을 장식하는 화초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다. 꽃 색깔이 다양하며 자주색 계통이 가장 흔하다. 노란 종이꽃 등 여름꽃과 함께 심어 조화를 이뤘다. 6월 23일 서울 서대문 정류소 촬영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도심 도로변 알록달록한 봄 팬지 꽃 시즌이 끝나면 이어 초여름부터 도심 중앙분리대 정류소, 가로등을 총천연색으로 장식하는 ‘여름 도시의 지배자’가 바로 페튜니아다.

작은 나팔꽃 같기도 하고 나풀나풀 대는 꽃잎이 화려한 듯, 순박한 듯하지만 여하튼 지루하지 않다. 키우기 쉽고 생명력이 강하며, 더위에 쉽게 시들지도 않고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다.

경복궁 뒤편과 청와대 앞을 장식한 페튜니아 꽃 빨강, 분홍, 하양 등 색상이 다양하다 . 2022년 6월 26일 촬영

요즘은 노란 종이꽃, 꿀풀, 한련화, 마가렛, 제라늄 등 여름꽃들을 화분에 함께 심어 색감이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초여름부터 심는 페튜니아는 개화기간이 길어 전세계 공원이나 화단조성에 빠지지 않고 이용되는 한해살이풀 관상용 꽃의 대표주자다.페튜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꽃답게 여름 햇볕만 쨍쨍하면 늘 화사한 웃음을 잊지 않는 꽃이다. 페튜니아는 워낙 많이 키우는 화초로 명성이 높아, 원예 관련 수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많은 사랑을 받는 화초에 속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터널 앞 중앙분리대 걸이 화분을 장식한 총천연색 페튜니아 꽃. 더운 여름 도심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6월13일 촬영

페튜니아의 영어 발음은 ‘피튜니아(Petunia)’지만 ‘페튜니아’로 유통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어 영향으로 페츄니아라고도 했는데, 당시 사람들은 발음이 어려워서 배추니아로 부르기도 했다.

우리 이름으로는 ‘애기담배풀’이라고도 한다. 꽃과 잎이 담배를 닮았기 때문이다. 원산지인 아르헨티나에서는 ‘petun’이 담배를 뜻한다. 페튜니아 잎을 만지면 담뱃잎처럼 찐득찐득 붙는다.

서울 중구 도심 속 정원카페 ‘어반가든’ 입구 걸이화분의 페튜니아 꽃이 멋스럽고 운치 있다. 2021년 7월 14일 촬영

전체에 샘털이 많이 나며, 잎이 끈적거리는데다 나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고 가까이서 향을 맡지 않는 게 좋다. 줄기는 곧추서거나 다소 덩굴지며, 높이 20~90cm이다. 잎은 마주나며, 난형 또는 타원형이며, 위로 갈수록 작아진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줄기 끝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피며 나팔 모양으로 지름 5~13cm이고, 흰색, 보라색, 붉은색 등으로 다양하다. 꽃받침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갈래는 가늘고 길다. 화관은 끝이 5갈래로 얕게 갈라진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꽃받침에 싸여 있다.

꽃은 5~7월에 피고 열매는 7~9월에 맺는다.

서울 남대문로 서울로 7017 고가도로 아래쪽 화분에 식재된 분홍색 노란색 페튜니아꽃이 운치있다. 6월24일 촬영

아르헨티나 원산의 페튜니아속 식물 2종을 교배해 만든 원예식물이다.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겨 ‘애기나팔꽃’이라고도 한다.

특히 도심에 심는 이유는 공해에 강하기 때문이다. 도로변 화단에 팬지 다음으로 많이 심는 이유다.

우장춘 박사가 암술과 수술이 모두 존재하는 겹꽃 페튜니아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겹꽃 페튜니아는 암술이 퇴화해 없었기 때문에 꺾꽂이나 교배로 번식했는데, 꺾꽂이는 빠른 번식이 안되고 교배는 순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당시 우장춘은 석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를 통해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는 실용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꽃색은 흰색, 분홍색,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자주색, 빨간색 등 모든 색깔이 다 있을 정도이다. 자주색이 비교적 가장 흔하다. 복색이 들어 있는 품종도 있다.

페튜니아는 형형색색 여름꽃들과 함께 걸이용 화분으로 가로등을 많이 장식한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의 페튜니아 꽃. 2020년 5월15일 촬영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산 개량종인 ‘사피니아(Surfinia·정식 발음은 ‘서피니아’)’로 자주 불린다. 한해살이풀인 페튜니아와는 달리 여러해살이풀이고 덩굴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부터 사피니아 계통의 품종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페튜니아는 원래 홀꽃에 큰 크기 혹은 중간 크기 꽃 위주였지만 요즘은 작은 꽃 등 품종이 한층 다양해지고 꽃의 색깔과 무늬도 다양해져 흔하고 촌스러워 보이던 예전의 페튜니아 모습이 아니다. 때문에 사피니아보다 페튜니아로 부르는 게 맞다. 특히 걸이(행잉용) 화분에 담아 정류소, 가로등 다리 난간 등을 많이 장식한다.

서울 서대문구 돈의문박물관마을 벽을 여름꽃들과 함게 장식한 페튜니아 꽃. 2021년 6월 촬영

특히 개화기는 파종기를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 봄에 꽃을 보려면 전년도 초겨울에, 여름에 꽃을 피우려면 이른 봄에 파종하는 식이다. 페튜니아는 습해에 매우 약해 여름 장마철 과습에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파종기나 품종선택, 전정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꽃말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사랑의 방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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