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의 비밀 : 마트는 싼데, 식당은 왜 비싸? [주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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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자주 드십니까.
자주 가는 식당은 1인분에 얼마쯤인가요.
서울을 기준으로, 식당 삼겹살 1인분은 2만 원 턱밑까지 올라왔습니다.
식당가 손님들에게 무작위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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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자주 드십니까. 자주 가는 식당은 1인분에 얼마쯤인가요.
서울을 기준으로, 식당 삼겹살 1인분은 2만 원 턱밑까지 올라왔습니다.
200g 기준으로 평균 19,150원(5월 기준) 입니다.
지난해 5월엔 17,595원이었습니다. 물가에 둔한 분이라도 놓치기 힘든 오름폭입니다.
■ 삼겹살, 그나마 덜 올랐다
요즘 물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는 바로 '외식 물가'입니다.
가격이 안 뛴 게 없지만, 외식 물가가 유독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8대 외식 품목을 추려봤습니다.
상승률 순위로 정리해 봤더니, '금겹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삼겹살이 가장 아래였습니다.
식당가 손님들에게 무작위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Q. 왜 외식 물가가 유독 많이 오를까요.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가장 많은 답은 "식재료비가 올라서" 였습니다.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안 오른 게 없으니, 음식값도 오르는 게 당연하지 않냐는 얘기입니다. 충분히 일리 있게 들립니다.
■ 재룟값 올라서? 정말?
그런데 실제로 그럴까요. 여전히 식재료 가격이 음식 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걸까요.
삼겹살 통계부터 보겠습니다. 소매가격(6월 상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과 외식가격(5월, 통계청)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른 농산물로 범위를 넓혀 봅니다. 오른 것보다 내린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일종의 '엇박자' 같은 상황입니다. 식재료의 가격은 내리고 있는데, 그 재료로 만드는 음식값은 계속 오르는 겁니다.
밀가루 가격이 싸졌는데, 중국집의 자장면 가격은 안 내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그가 '봉지 라면'만 저격한 이유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 밀 가격이 싸졌는데, 왜 라면값은 제자리냐'는 취지로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부총리는 식품업체가 만드는 '봉지 라면'만 콕 집어 언급했습니다. 분식집에서 파는 '끓인 라면'은 쏙 빼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외식업의 숨은 특성 때문입니다.
식당에서 이뤄지는 일을 잘 생각해보죠. 외식업은 음식이라는 '상품'과 접대라는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식재료비는 음식 '상품' 가격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접대 등 '서비스' 가격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외식업의 비용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2022년 외식업 실태조사에 실린 통계입니다.
식재료와 무관한 비용이 59%. 식재료 비중보다 더 큽니다.
식재료가 웬만큼 내리지 않으면, 식당 음식값을 끌어내리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익히 아다시피,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계속 오르고 있고, 앞으로 더 오를 기세입니다.
가게 임대료도 비슷합니다.
가장 힘든 건 인건비입니다. 요즘 식당 직원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만 5천 원 선입니다.
올해 최저임금 9,620원을 50% 넘게 웃돕니다. 구인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연관기사] 삼겹살, 왜 마트보다 식당이 유독 비쌀까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07400
■ "외식 물가, 가장 길게 오를 듯"
지금까지의 외식 물가 상승은 이렇다 칩시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될까.
한국은행은 최근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습니다. 「BOK 이슈노트 :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에서 품목별 물가의 지속성을 평가했습니다.
물가의 지속성? 쉽게 말해, 한 번 오름세를 타면 그 흐름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측정했다는 얘기입니다.
한은 분석팀은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458개의 품목 전체의 물가 지속성을 분석해 분류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외식 물가가 당당히(?) 지속성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외식 물가를 구성하는 품목 10개 중 9개가 고지속성 영역에 해당했던 겁니다.
2위인 교통 물가는 구성 품목 10개 중 6개 정도만 고지속성에 해당했습니다.
그렇게 도출된 한국은행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외식 물가 상승세가 가장 오래 가고, 서비스 물가 인상을 주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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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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