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행 확정 아니다' 김민재, '그바르디올 영입 근접' 맨시티가 '하이재킹' 노린다 "펩이 강력히 원해, 거부 어려울 것"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바이에른 뮌헨행으로 굳어지던 '괴물' 김민재(27·나폴리) 영입전에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4일(한국시각)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맨시티가 김민재를 뒤늦게 영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맨시티가 기습제안을 앞두고 김민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떠날 가능성이 높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여름 최고의 센터백을 추가하고 싶어한다. 5000만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김민재는 바이아웃을 갖고 있으며 7월에 발동된다. 김민재의 바이아웃은 바겐세일 수준'이라고 했다.
팀토크 역시 같은 날 '맨시티가 김민재의 하이재킹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는 바이에른행이 가까워졌지만 맨시티가 김민재의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 달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되는 맨시티는 많은 클럽들의 요청을 받고 있다'며 '김민재가 다음 클럽으로 어떤 클럽을 선호하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가 제안할 경우,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맨시티행 관련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 TZ뮌헨의 필립 케슬러 기자는 20일 자신의 SNS에 '김민재는 맨유, 뉴캐슬보다 바이에른을 선호한다. 바이아웃은 4500만 파운드다. 이는 7월 15일까지 유효하다.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맨시티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라며 맨시티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영국의 팀토크도 '김민재 영입 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승리할 수 있다. 지금 김민재의 행보는 맨시티행이 가장 유력하다. 맨시티로 가는 건 한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며 세계 최고의 클럽에 오른 맨시티는 후벵 디아스, 아이메릭 라포르테 등의 센터백이 있지만, 뎁스에서 아쉬움이 있다. 나단 아케는 측면에 주로 나서고, 존 스톤스는 미드필더로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맨시티는 김민재 영입을 통해 수비진 보강을 노리고 있다. 이번뿐만 아니라 맨시티는 김민재 사가에서 여러차례 거론된 적이 있는 이름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라포르테를 정리하고 새로운 센터백을 찾고 있다. 현재로서는 라이프치히의 '천재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유력하다. 개인합의를 마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바르디올이 영입되지 못할 것을 대비하거나, 혹은 추가로 김민재를 원하는 모습이다. 그바르디올의 이적료는 최소 1억유로로 꽤 비싸다. 영국 현지에서는 김민재를 포함한, 스리백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다음 시즌 플랜A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맨시티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김민재 영입전의 선두는 여전히 바이에른이다. 23일 독일 빌트는 '바이에른이 김민재 측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비밀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이에른은 중앙 수비수로 나폴리의 김민재를 가장 선호한다. 바이에른 경영진과 김민재 측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정보에 따르면 지난 수요일에 비밀회의가 있었다. 마르코 네페 바이에른 테크니컬 디렉터는 리스본에서 김민재의 포르투갈 에이전트 로레수 리타와 협상을 진행했다'고 했다. 빌트는 '김민재 에이전트와의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 합의는 이르지 못했다. 한국에서 군 복무 중인 김민재가 직접 회의에 참석할 수 없어 회담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나왔다. 빌트는 '뤼카 에르난데스가 떠나면 김민재가 온다. 이 시나리오는 이제 거의 확정됐다'고 했다. 빌트는 앞서 바이에른의 여름 이적시장을 전망하며 김민재 영입 가능성을 '80%'로 내다봤다.
바이에른에 관한 1티어 기자로 평가 받고 있는 스카이스포츠 소속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도 자신의 SNS를 통해 빌트의 보도를 뒷받침했다. 그는 '김민재 에이전트와 바이에른 사이 첫 대면 미팅이 지난 72시간 이내 이뤄졌다. 바이에른은 구두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플레텐베르그 기자는 이에 앞서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이 임박했다"라고 전했다. 플레텐베르그는 "김민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에른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에른은 며칠 안에 김민재의 이적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하며, 협상 모두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완전히 긍정적이다. 김민재도 바이에른에 가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합류하기 직전"라고 했다.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전했는데 "2028년까지 이어지는 5년 계약을 맺을 것이다. 김민재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이며, 바이에른에서 그는 연간 1000만 유로에서 1200만 유로 수준의 급여를 받을 것"라고 했다. 플레텐베르그는 바이에른을 전담하는, 바이에른에 관한 1티어 기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재도 바이에른행에 점점 가까이 가고 있다는 '단서'를 제공했다. 빌트는 '김민재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소속팀 정보를 삭제했다'고 했다. 보통 선수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구단 정보를 기입하지만, 나폴리 구단 공식 계정이 사라진만큼, 이적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빌트는 '김민재가 바이에른과 깊이 연결된 상황에서 이 작은 단서는 바이에른 팬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고 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연일 김민재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는 김민재인만큼, 로마노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지난 며칠간 로마노가 전한 소식을 모으면, 협상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소식을 시작으로 '바이에른이 김민재 영입전의 선두', '협상이 파이널 스테이지에 돌입했다'에서 20일 '거래가 거의 성사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로마노는 '달라진 것은 없다.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다. 거래는 거의 성사됐다. 이번주는 그의 이적에 가장 결정적인 기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로마노는 19일에도 '바이에른과 김민재 사이의 협상이 파이널 스테이지에 도달했다. 5년 계약으로 세부 사항이 정리될 것이다. 아직 사인하지는 않았지만, 김민재는 이적을 수락할 준비가 됐다.바이아웃은 7월1일부터 발동한다. 다른 클럽들이 다음주 더 큰 연봉 제안을 하지 않는다면, 김민재는 바이에른에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의 바이에른행 보도는 이미 이적료부터 연봉, 계약기간, 심지어 에이전트 수수료까지 공개된 상황이다. 이적료는 4700만(약 660억원)에서 7000만유로(약 970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당초 김민재의 바이아웃은 4500만~6000만유로 정도로 추정됐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중소 규모 클럽의 경우 바이아웃 금액은 5000만유로로 설정되어 있지만, 바이에른은 규모가 큰 구단인만큼 지불해야 하는 바이아웃 금액이 7000만유로로 늘어났다'고 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보도를 보면 최하 4700만 유로, 최대 7000만유로다. 5000만유로가 가장 많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연봉은 세후 1000만유로(약 140억원)에 달한다. 풋 메르카토의 산티 아우나 기자는 '김민재의 바이에른행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김민재의 연봉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그는 '바이에른이 세후 연봉 1000만유로를 제시했다. 이는 김민재의 마음을 돌렸다'고 했다. 독일의 세법에 따르면 45% 정도를 세금을 떼는데, 세후 1000만유로라는 것은 세전 1800만유로 정도 되는 규모다. 맨유의 제시액 900만유로 보다 훨씬 높다. 유럽 정상급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김민재의 파트너로 유력한 마타이스 더 리흐트(1600만유로)보다 많다. 그야말로 특급 대우다. 이후 보도되는 연봉 규모 역시 아우나 기자와 거의 비슷하다.
당초 김민재는 맨유행이 유력했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언론을 중심으로 '김민재가 맨유로 갈 것'이라는 보도가 한달 넘게 이어졌다. 더 선은 아예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했다. 맨유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센터백 콤비를 뛰어 넘는 확실한 센터백을 원했고, 대안으로 김민재를 점찍었다. 하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구단 인수 문제까지 겹치며 김민재 영입전 막판 스텝이 꼬여버렸다.
그 사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가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15일,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플레텐버그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는 확실히 바이에른이 지켜보는 자원'이라며 '몇 주 동안 그는 뜨거운 이적시장의 타깃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맨유가 김민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을 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확실히 그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나는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주에 김민재와 바이에른 측이 회담을 열었다. 첫 대화는 긍정적이었다. 에이전트에게 첫 제안이 절달됐고,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리그 우승을 거머쥔 바이에른은 전력 재정비를 꾀하고 있다. 핵심은 수비진이다. 올 시즌 더 리흐트를 축으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파바르, 에르난데스가 중앙을 지켰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시장의 주목을 받는 '프랑스 국대 듀오' 에르난데스, 파바르를 정리하고,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김민재로 후방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민재에 적극적인 이유다.
김민재는 의심할 여지없는 현존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다.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단 한 시즌만에 리그 우승과 리그 최우수 수비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매체 '티온라인'과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높은 실력을 지닌 검증된 선수다. 해외에서 3개의 스테이션을 경험한 성숙한 프로"라며 "공중볼에 강하고, 경합에서 밀리지 않으며, 빌드업 작업시 침착하다. 빠른 속도와 적절한 타이밍의 대각선 패스도 강점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스포츠 외적인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지도자 입장에서 보면 훈련이 잘되어 있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좋다. 협동하기에 좋다"고 직접 경험한 한국 선수들의 능력과 성정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는 계속해서 성장해왔다. 큰 야망을 지닌 유럽 최고의 클럽 진출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된데로 김민재 영입전이 뜨거운 이유는 바이아웃 때문이다. 현재 시장가와 김민재의 가치를 감안하면,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은 '저렴한' 수준이다. 빅클럽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를 감당할 수 있다. 김민재의 마음만 사로잡는다면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로마노가 하이재킹 가능성을 열어놓은 분위기다. 바이에른이 적극적인 가운데, 맨시티도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많은 패를 쥐면쥘수록 유리한 것은 김민재다. 결국 김민재 영입전의 결말은 바이아웃이 작동되는 D-데이, 7월 1일 즈음 결정될 공산이 크다. 그때까지는 모두가 눈치싸움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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