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자원 고갈에…징집 희망 50~75세 모임 '시니어 아미' 출범[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2023. 6.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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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시 은퇴한 세대가 앞장서 가겠다는 서약 운동
유사시 군대 동원 복무 자원, 평시 단기 동원체험 등
조건없는 헌신 서약,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
누구나 회원가입, 50~75세는 동원자원 회원으로 등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색적인 모임이 열렸습니다. 미래 병역자원 고갈에 대비해 국가 위기시 은퇴한 세대들이 앞장서 최일선으로 달려나갈 것을 서약하자는 단체가 출범한 것입니다. ‘시니어 아미(THE SENIOR ARMY)’ 입니다.

은퇴세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시니어 아미는 창립총회를 갖고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국가 위기시 군대 동원 복무를 자원할 것을 서약하는 운동을 전개키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 모임을 인허가 절차를 거쳐 사단법인으로 발족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의 6.25전쟁 조형물 (출처=시니어 아미 설립추진위원회)
현역자원 부족, 예비병력 고갈…안보공백 우려

시니어 아미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한민국 유사시에 대비한 시니어의 역할에 대한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의 논의가 시발점이었습니다. 최영진 시니어 아미 공동대표(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예비군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면서 “현역들이 전방에서 싸울 때 자신의 마을과 가족을 예비군들이 지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인구절벽으로 국방을 감당할 최소한의 병력자원 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50만명의 국군은 2040년이 되면 30만명 조차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현역자원의 고갈은 곧 예비병력의 고갈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북한군 병력이 13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시니어 아미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창립 총회를 열었다.(출처=뉴시스)
시니어 아미는 현업에서 물러났거나 곧 물러날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연령대는 50세에서 75세 쯤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아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인생 어느 시기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여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가 위기가 닥친다면 언제라도 최일선으로 달려가고자 하는 각오가 돼 있는 시니어를 회원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회원 자격은 대한민국을 지켜낼 의지가 넘치는 남녀노소 누구나 입니다. 현업에서 자유로운 50세~75세로서 활동력과 의지력을 갖추고 유사시 징집을 자원하는 사람은 동원 자원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국가 동원병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

시니어 아미는 창립총회에서 국민의식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21일부터 이틀간 데이터리서치에 의뢰, 전국 50세이상 75세이하 장노년층을 상대로 실시한 ARS전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한 장노년층 세대가 국가 위기시 동원예비군 복무 서약을 하자는 운동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지’ 물은 결과 동참하겠다는 응답이 61.4%(적극동참 27.5%, 가급적 동참 33.9%)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국가 안보위기 발생시 은퇴한 장노년층이 동원예비군으로 다시 복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57.3%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가위기시 시니어 군복무에 대한 당사자들의 이같은 반응은 출산율이 심각하게 급감하는 반면, 노인인구는 늘어가는 현실에서 아직 심신 건강한 은퇴세대 시니어들이 젊은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이들 시니어 아미는 ‘조건 없는 헌신’을 강조합니다. 어르신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대가 없는 봉사를 통해 더 큰 자긍심을 느끼는 ‘깨인 세대’가 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는 구호 아래 유사시 언제든 전선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소정의 동원 훈련도 자청합니다. 평시 주특기 훈련 또는 현역근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단기 동원체험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경계병이나 정비병 임무는 60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통해 유사시 실제 국가 동원병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에 더해 어떤 비용도 국가에 요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조(自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방위 소집까지 끝난 장·노년층이 전쟁 등 유사시 상황에 자원해서 동원예비군으로 복무하겠다는 서약운동이 국민적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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