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 365] 잠이 보약, 건강한 수면 리듬 유지하려면
[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 인체는 대략 하루를 주기로 신체 현상이 반복되는데, 이는 몸속에 내재된 ‘생체시계’에 따른 결과이다. 인체는 오전 6시 전후로 각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최고치에 이르러 깨어날 준비를 하고, 오후 9시 전후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해 잘 준비를 한다. 이러한 생활리듬이 생체시계와 잘 맞으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그러나 야근, 교대 근무 등으로 리듬이 어긋나게 되면, 잠에 드는 것이 쉽지 않고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낮아지게 된다.
이와 함께 저녁에 수면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는 ‘온도’와 ‘뇌 흥분도’이다. 심부 체온은 낮에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다가, 저녁에 떨어지면서 수면상태로 들어간다. 심부 체온이 순조롭게 떨어져야 편안히 입면 하게 되는데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따뜻하거나 습도가 높으면, 땀 발산이 방해받아 체온 조절이 어렵다. 따라서 수면 공간은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면서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뇌의 흥분도를 낮추어야 숙면할 수 있다. 야근, 야식, 야간 운동은 신체뿐 아니라 뇌도 각성하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인데, 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몸은 이완되더라도 뇌는 여전히 흥분상태를 유지하여 입면이 점점 늦어지게 된다. 이는 뇌에 잠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수면을 위해서는 늦은 시간에 숨 가쁘게 운동을 하거나, 야식으로 위장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늦어도 취침시간 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꺼야 입면이 쉬워진다.
수면 리듬을 맞추고 각성과 입면의 조건을 잘 지키는데도,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불면증이 찾아올 수 있다. 이때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불면을 몇 가지로 구분하는데, 대표적으로 ‘허번불수’와 ‘사결불수’가 있다. 허번불수는 유독 열감을 느껴 잠들지 못하는 것으로 큰 병을 앓은 후나 심담이 허해졌을 때, 사결불수는 생각이 많아 잠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산조인탕, 천왕보심단 등의 처방을 쓴다. 또 체질적 불균형이 있는 경우에는 백호탕, 치자시탕 등의 한약 처방을 통해 자율신경이 균형을 찾도록 한다.
신경계가 미숙하고 수면리듬이 잡히지 않은 소아는 생체시계에 맞게 리듬을 잡아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만 6개월이 지나면 비교적 밤에 깨지 않고 야간 수면이 안정화된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고, 낮잠 또한 일정한 시간에 자도록 해야 한다. 평소 잠투정이 심하고 자다가 자주 깨는 아이라면, 낮 동안의 생활 리듬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어린 소아가 자다가 자주 깨서 우는 것을 ‘야제’라고 하는데, 이때에도 ‘체온’과 ‘뇌’를 잘 살펴야 한다. 성장 에너지가 많아 아이들은 열이 많으므로, 부모가 느끼기에 다소 서늘한 온도여야 아이들은 쾌적하게 느낀다. 방 온도가 높으면 체온이 높게 유지되어 잠들기가 어렵고, 자다가도 불쾌하여 땀을 흘리며 깨게 된다. 아이의 방 온도를 1-2도만 낮춰줘도 현저하게 깨는 횟수가 줄어든다.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과하게 높은 텐션으로 놀아주거나 미디어로 자극을 주면 뇌의 흥분도가 떨어지지 않아 잠투정이 심해지고 중도 각성이 일어나게 된다.
소아도 체질적으로 불균형이 있는 경우에는 한약처방을 쓰는데, 심열이 많아 자다가 자주 깨어 우는 경우에는 도적산, 비위가 냉하여 야간 배앓이로 자주 흐느껴 우는 경우에는 육신산 등의 처방으로 체질적 약점을 보완해 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야제 증상은 ‘크면 좋아지겠지’ 하고 기다리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잠을 자는 동안 아이의 신체는 성장과 회복을 하며 발달한다. 적극적으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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