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은 나가 `억대` 버는데 남은 TBS 직원들 고통의 나날…소환·제재 계속
김어준·신장식 프로그램, 폐지후에도 매주 방심위 심의 안건 대기
TBS, 쇄신안과 자구노력에도 김어준 등 남긴 허물 쌓여 ‘골치’
"문제의 핵심인 김어준 씨는 유튜브로 몇억씩 버는데, 스태프는 고생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우석 위원)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간판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폐지한 TBS가 최근 시사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등 대대적인 내부 개혁에 나섰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그동안 해당 프로그램이 남기고 간 그림자의 멍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구속받고 있다.
과거 프로그램을 진행할 당시 김어준 씨가 마구 쏟아낸 허위 사실과 정치적 언사 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지금까지도 당국의 제재를 계속 받거나 소환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작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는 별 불이익이 없는데, 남겨진 TBS 구성원들만 애꿎게 고통을 겪는 모양새다.
2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신장식의 신장개업'은 지난해 12월 31일 폐지됐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매주 심의 안건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35건, '신장식의 신장개업'은 11건이며 주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상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 위반으로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여당 추천 위원들이 적극 편파 보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행정지도 또는 법정 제재 결정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TBS로서는 이미 사라진 진행자와 프로그램으로 인해 계속 행정지도나 법정 제재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된다.
방심위 회의도 김어준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매번 '김어준의 뉴스공장'만 놓고 여야 간 공방을 벌여, '김어준 회의'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의 내용과 과정도 오랫동안 매번 쳇바퀴여서 비효율 행정과 정치적 소모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검찰 수사에 대한 일방적 비판, 이태원 참사 등 주요 사회적 이슈 관련 허위 보도에 대한 지적,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에 대해 자사 입장만 보도했다는 지적 등 다양하지만 안건의 핵심은 결국 '편파성'이다.
여당 측 위원인 황우석·김우석 위원은 매주 심의 때마다 "공영방송이 허위 내용을 편파 보도하는 것은 전파 사유화"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맞서 야당 측 위원인 김유진·옥시찬 위원은 "언론의 정당한 비판"이라고 반박하는 구도가 '무한 반복'되는 양상이다.
물론 여야 위원들도 폐지된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데 대한 비효율이나 피로감에는 공감한다. 김우석 위원은 지난 5월 16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회의 때마다 불려 나오는 TBS 제작진에게 "문제의 핵심인 김어준 씨는 유튜브로 몇억씩 버는데 스태프가 고생하니 안타깝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TBS는 지난 12일 정치적 편파 논란을 사과하면서 '인력 20% 감축', '대표 업무추진비 삭감', '임직원 정치활동 금지', '법정 제재 받은 인물 출연 규제'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뒤늦은 '반성'에 방심위 심의를 피해갈 순 없었다.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간판 프로그램과 그 진행자들이 이젠 회사의 발목을 잡는 상황은 최근 예산 관련 고충에서도 드러난다.
정태익 TBS 대표는 최근 서울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여당이 더 강도 높은 혁신안 없이 삭감된 예산을 복구해줄 수 없다고 하자 "그러면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추경안은 결국 잠정 보류됐다.
앞으로도 방심위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신장식의 신장개업' 관련 안건들이 계속 올라오게 된다.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허물이 계속 TBS에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방심위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민원이나 모니터링을 통해 올라오는 안건들은 다 심사해야 한다"며 "현재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안건을 합쳐서 축소하거나 (민원 취하 등에 대해) 합의하는 등 결단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인 듯하다"고 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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