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6·25전쟁 '경찰승전기념관' 함안에 세운 이유는

김기진 기자 2023. 6.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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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방어전투 당시 경찰 역할·유물 등 전시
워커 중장 ”세계 전투사에 없는 경찰 승리“
경찰승전기념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전국에서 최초로 경찰승전기념관을 건립하게 돼 무척 기쁘다. 앞으로 전국에 있는 경찰관계자들이 이곳에서 참배하고 추모제를 봉행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6·25전쟁 당시 경남 함안군 대산면 구혜리 지역 전투에 직접 참여한 6·25참전경찰 국가유공자회 김을노 고문은 지난 23일 대산면 구혜리에 소재한 ‘함안 경찰승전기념관’ 준공식에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24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당시 경남 산청경찰서 소속으로 대산지구전투(구혜고지)에 참전한 김 고문은 함안지구전투에서 경찰관의 활약상을 조명코자 그간 노력해 왔다.

6·25전쟁 당시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열악한 무기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의 공세에 맞서 '화랑부대'라는 이름으로 인천상륙작전 및 장진호 전투 참여 등 큰 활약을 펼쳤으며, 함안 방어전투에서도 미 제25사단과 함께 함안지역을 수호했다.

◇함안지구 방어전투 배경은?

6·25전쟁 당시 미군에 배속되어 참전한 경찰관 모습(故 조영철 선생 기증)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지구 방어전투'는 1950년 8월 북한군 제6사단이 마산 및 부산 점령을 목적으로 호남을 우회해 함안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국군은 낙동강 중부 전선 및 영천·안강 일대의 방어에 집중해 있어 함안에는 미군 및 경찰 외에는 방어 병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경북 상주에서 경남 마산 방면으로 이동한 미 제25사단 및 전북·전남·경남경찰국 소속 경찰관 6800여명이 서북산 일대와 대산 및 법수면 등 함안 전역에서 1950년 8월 초에서 9월 중순까지 북한군과 맞서 함안을 수호한 전투로 기록된다.

1950년 8월 31일∼9월 1일 당시 함안방어전투 상황도. 북한군 제6·7사단이 함안으로 총공세를 가하여 아군이 이를 방어하고 있다. (출처: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6·25전쟁사 5권-낙동강 방어작전) *재판매 및 DB 금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1950년 8월 31일∼9월 1일 당시 함안방어전투 상황도. 북한군 제6·7사단이 함안으로 총공세를 가해 아군이 이를 방어하고 있었다.

함안방어전투의 주 전투지였던 서북산지구는 함안 십이당산-여항산-서북산-야반산-옥녀봉을 잇는 아군의 주 방어선을 중심으로 1950년 8월부터 인천상륙작전 전후 시점까지 미 제25사단 및 경찰부대가 북한군 제6사단의 공세에 맞서 교전이 발생했다.

전투 기간 중 고지의 주인이 19번씩이나 바뀔 정도로 치열한 교전이 전개됐다.

전투 참상에 경악해 미군이 내뱉은 욕설이 변해 '갓데미(god·dam, 빌어먹을)산'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6·25참전경찰 국가유공자회 김을노 고문 표창장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부대는 미 제25사단 제24연대 병력과 함께 고지 사수에 참여했으며 특히 북한군 제6사단 제15연대장을 생포했다가 도주하자 사살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대산지구에서는 정원조 경위 등 경찰관 58명 및 미군 30여 명이 1950년 8월 31일 밤 의령 방면에서 남강을 도하해 대산 방면으로 진격을 시도한 북한군 제7사단 1000여명의 병력에 맞서 구혜고지에서 9시간여의 방어전 끝에 북한군의 도하를 저지했다.

이 전투에서 적 200여 명을 사살하고 무기 370여 정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당시 미 제8군 사령관 워커 중장은 이 전투의 승리를 가리켜 ”세계 전투사에 없는 경찰의 승리“라며 격찬한 바 있다.

함안 경찰승전기념관 준공식 개최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미 제25사단이 본국으로 귀환 후 전투에 참여한 경찰관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오랫동안 그 활약상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승전탑 옆 12년 만에 준공

경상남도경찰청,함안군은 사업비 11억6300만원 및 연면적 99.39㎡ 규모로 2022년 7월 13일 착공식을 거친 후 약 1년여의 공사기간 끝에 6.25전쟁 경찰승전탑(2011년 건립) 옆에 준공했다.

함안경찰승전기념관에는 6·25전쟁 당시 함안지구전투 경찰의 활약상 및 참전경찰관의 수기, 인터뷰 영상을 전시한다. 특별전시 자료로 경상남도경찰청에서 소장 중인 유엔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 및 참전경찰관(故 김경덕 경감) 수기 등 9점을 전시한다.

경찰은 함안경찰승전기념관 준공 이후 현재 운영 중인 경찰역사순례길 코스에 함안경찰승전기념관을 추가하고, 신임경찰관 임용시 기념관을 참배토록 하는 등 참전 경찰의 활약상 및 희생정신을 함양토록 할 예정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축사를 통해 “함안경찰승전기념관이 구국경찰의 고결한 삶과 기백이 일상에서 추모되는 기억의 공간이자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며 선배께서 보여준 구국 정신에 발맞춰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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