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개업 투자금 1억 가로챈 혐의 의사, 유죄→무죄 이유는

법원 /사진=임종철

병원 개업 투자금 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원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60대 의사가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1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경기도 오산시의 한 커피숍에서 개원할 건물의 호실 소유자인 피해자 B씨에게 의사 스카우트 비용과 중고 장비 구입비용 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경남 진주시에서 안과 의사로 재직하던 A씨는 지인 소개로 B씨를 만나 오산시에 병원을 여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A씨는 10억원을 투자하면 수익금의 절반을 B씨에게 주겠다며 개원에 필요한 준비자금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1억원 중 7000만원을 피해자와 협의 없이 자기 월급으로 충당했으며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재범했고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개업에 필요한 의사와 직원을 비롯해 홍보 등과 관련한 인력과 접촉했고, 피해자 측에 함께 개원할 의사를 소개하거나 자료를 보내는 등 실제 개업 준비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의사와 직원, 홍보컨설팅 등 개업에 필요한 인력과 접촉하고 병원 인테리어와 검사 장비 구매 명목으로 2600만원을 사용한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개원 준비 작업을 진행했고 당초 재직하던 안과에서 사직하고 개원을 위해 오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며 "B씨가 스스로 판단에 따라 1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A씨가 B씨를 속여 편취했다는 공소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