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속 기적 보여준 '경례 아기', 中 대입 시험서 고득점 화제

사진=중국망

[서울경제]

지진이라는 재앙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나오면서 군인들에게 경례를 해 전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아기가 올해 중국 대학 입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9만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중국 원촨 대지진 당시 극적 구조됐던 '경례 아기' 랑징(郎錚)이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랑징은 올해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637점을 받았다. 이는 올해 응시한 80만명 중 상위 3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높은 점수다. 입학 원서도 내기 전에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와 인민대는 그에게 입학을 권고를 보냈다.

랑징은 3살 때였던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대지진 당시 무너진 유치원의 폐허 속에 갇혀 있다 1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원촨 대지진은 중국인들에게는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아 있다. 당시 8만70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37만여명이 부상했다. 이재민이 무려 4600만여명에 달했고 경제 손실도 8451억위안(약 166조원)이나 됐다. 당시 대지진으로 인해 중국 전역이 비통에 잠겼던 와중에 전해진 랑징의 극적인 구조 소식은 중국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구조 당시 랑징은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군인들에게 오른손을 들어 의젓하게 '소년 선봉대' 경례를 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실종자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군인과 경찰 못지않은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경례 아기'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201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 때 소수민족인 창족(羌族)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소년 선봉대 경례를 재연하기도 했다.

그는 "성장하는 동안 관심과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나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며 열심히 공부했다"며 "어느 대학에 진학하든 감사한 마음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