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서식지’ 인천 남동유수지 정화... 마대 가득 '해양쓰레기'
“남동유수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여기서 저어새들이 불쌍해요.”
인천의 깃대종인 저어새의 국내 대표 서식지인 인천 남동유수지 인근에 해양쓰레기가 넘쳐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시민들이 모여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서식지 보존에 힘을 모으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가톨릭환경연대 등에 따르면 최근 가톨릭환경연대 해양쓰레기소통단원을 비롯해 인천시 주민참여예산 위원 등 모두 30여명의 시민들은 남동유수지에서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했다.
이들이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무려 마대 45개 분량에 이른다. 대형 플라스틱 용기나 대형 스티로폼폐기물들은 크기가 커서 마대에 담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많은 쓰레기를 수거했다.
단원들은 이날 정화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단원들은 수거한 쓰레기들을 종류별로 조사하고 클린스웰 애플리케이선(앱)에 기록했다. 그 결과 쓰레기들은 페트병, 유리병, 캔, 비닐봉지, 신발, 안전모, 스티로폼, 라이터, 병뚜껑, 빨대, 담배꽁초 등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무단으로 투기한 것들이다.
특히 플라스틱들과 스티로폼들은 오랫동안 방치, 햇빛과 바람에 잘게 부서져 이날 단원들이 줍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해양쓰레기소통단은 이 같은 쓰레기들이 많은 이유로 남동유수지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다보니 비가 올 때마다 온갖 쓰레기들이 유수지로 흘러 들어오는데다, 유수지를 둘러싼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들이 방치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민망할 정도의 쓰레기들은 시민의식의 실종과 관할 지자체의 관리소홀도 문제로 꼽고 있다.
남동유수지는 국내 대표적인 저어새의 도심 번식지다. 전 세계 6천여마리만이 살아있는 국제적인 희귀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들이 올해도 저어새섬에서 새끼들을 키우고 있다.
김종운 해양쓰레기소탕단장은 이날 쓰레기 줍기에 앞서 시민들을 상대로 해양쓰레기와 해양환경에 대한 강의를 한 뒤, 클린스웰 앱의 사용법 등도 설명했다.
김 단장은 “남동유수지에 모인 쓰레기들이 수문을 통해 송도갯벌쪽으로 흘러들어가 잘게 부숴지면서 갯벌과 해양을 오염시키고 바다새, 갯벌생물들, 물고기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이어 “해양쓰레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생산과 소비의 고리를 수도꼭지를 잠그듯 끊어야 하지만,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줄이고 예방하는 시민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저어새들의 서식지로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찾아오는 명소인데, 이렇게 주변에는 해양쓰레기가 탄식이 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주민참여위원 A씨는 “남동유수지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우려가 크다”며 “근본적 대책마련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가톨릭환경연대의 해양쓰레기소탕작전은 오는 27일 용현갯골로 알려진 학익유수지에서 열린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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